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할지를 놓고 손장래 현대아산 상임고문과 이병화 국제농업개발원장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손장래 고문은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대북 경제협력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 원장은 "한국이 북한에 퍼주더라도 북한은 이를 고맙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손 고문은 "중국이 한반도를 자국의 변방정권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임진왜란과 청일전쟁,6·25전쟁 때에 모두 중국이 개입한 것은 자기 집을 보호하는 울타리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북의 핵문제가 미해결로 남아있고 미국의 압력이 북한에 계속 가해지기를 내심 환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미국이나 일본 역시 북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의 경제위기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개성공단이나 나진 선봉 신의주 경제특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북핵문제와는 별도로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병화 원장은 "한국 정부가 지원한 쌀이나 비료를 북한측은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차관이라고 말하지만 북한은 갚으려는 생각도 안한다"고 비판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 북한에 지원했던 쌀은 제3국을 통해 다시 팔려나갔고,최근에는 북한이 고가 위조우표 장사마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에서 북한 일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러시아 농장개발에 북한 제대군인을 투입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 원장은 북한의 시장경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텃밭에서 반찬을 얻듯이 지하경제에서 시장경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경제가 커져야 시장경제를 북한에 도입하는 것도 쉬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