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지분 9.34%를 가진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펀드가 KT&G 지분 일부 매각과 함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꿨다.

향후 지분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KT&G 현 경영진과 아이칸측 간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투자목적 변경 왜?

프랭클린 뮤추얼펀드는 5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사실 프랭클린 뮤추얼펀드는 이전부터 '단순투자' 목적임을 밝혀왔었다.

하지만 특별관계자인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가 경영참여 의사를 고집함에 따라 그동안 경영참여 목적으로 공시했던 것이다.

이번에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한 것은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를 특별관계자에서 제외함에 따라 더이상 경영참여 의사를 표명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프랭클린이 탬플턴과 결별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는 싱가포르계 펀드로 KT&G 지분은 0.15%에 불과,보유 지분이 5% 미만이어서 따로 투자목적을 밝힐 의무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선 "프랭클린 뮤추얼펀드의 투자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단순투자"라며 "이번 공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군다나 KT&G 경영진과 아이칸측 간 분쟁이 진행형인 데다 KT&G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시점에서 굳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서겠느냐는 설명이다.

◆ 차익 실현 나설까

하지만 무게중심은 그동안 동반 관계를 유지하던 템플턴에셋 매니지먼트와 결별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에 두어진다.

이번 결별은 단순투자로 보유 목적을 바꿔 차익 실현에 나서기 위한 구실이라는 얘기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정이야 어쨌든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바꿨다는 것은 일단 차익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며 "프랭클린측이 몸값을 올리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프랭클린은 최근 장내 매도와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매각 등을 통해 0.1%가량을 팔았다.

프랭클린 뮤추얼펀드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장내 매도,또는 KT&G 우호세력에 블록세일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프랭클린측이 아이칸펀드를 지지했다는 점으로 봐서는 아이칸펀드에 매각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곽영균 KT&G 사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마치고 귀국한 시점에 나온 공시여서 KT&G 경영진과 매각을 합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프랭클린이 어떤 식으로든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엔 일단 악재"라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