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의장을 지내다 지난해 말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로 물러났던 문희상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탄핵"이라며 "국민의 뜻이 당을 없애라는 것이라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 의원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에 의한 '정부여당 심판' 정도가 아니라 정부여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탄핵'이었다"며 "우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국민의 준엄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국민의 뜻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순간"이라며 "설령 그것이 '당을 없애라'는 명령이라면,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신으로 가득 찬 민심의 큰 해일 앞에서 열린우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변명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고 독선"이라고 무조건적인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한편,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전 의장 사퇴에 따른 후임 지도체제를 결정짓지 못한 채 이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오는 5일 개최키로 했던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는 7일로 연기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는 데 있어 당내에 이견이 있긴 하지만 이해관계나 계파 간의 갈등이 아니다"며 "질서있게 정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