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베네수엘라의 석유감산 제안을 거부하고 현재의 산유량 쿼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OPEC는 1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회원국 각료회의를 열고 하루 2800만배럴의 산유량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압둘라 빈 하마드 알-아티야 카타르 석유장관은 "다음 회의가 열리는 9월이 돼야 산유량과 관련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 주최국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유가 지지를 위해 산유량 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거부당했다.

차베스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시장에 석유가 과다 공급되고 있다"며 "유가는 배럴당 최소 50달러는 지지돼야 하며 앞으로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OPEC 의장인 에드문드 다우코루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차베스의 이 같은 제안은 OPEC 회의에 공식적으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주요 목적은 시장의 안정을 돕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가격 상황을 악화시킬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가 전 세계 원유 재고량이 늘어나고 석유수요 증가세도 약해질 것이란 우려보다는 당장 배럴당 70달러 선의 고유가 상황에 주목했기 때문에 쿼터를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략에너지 및 경제연구소의 마이클 린치 소장은 이날 AP통신을 통해 "대부분의 OPEC 회원국들은 최근 석유가격에 편안해 하지 않는다"며 "생산을 감축하기에는 지금의 유가가 너무 높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