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이틀에 1곳씩 주인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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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이후 1년이 채 안 돼 코스닥 상장 5개사 중 1개 꼴로 주인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장외 기업들의 우회상장 열풍과 일부 종목 최대주주의 '먹튀(투자이익 챙기고 빠져나가기)'가 맞물린 결과다.
이처럼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뿐 아니라 회사 경영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너무 자주 바뀌는 '코스닥 주인'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은 181개사에 달했다. 전체 코스닥 종목(924개사)의 19.58%로 대략 5곳중 한 곳의 주인이 바뀐 셈이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가 두 번 이상 바뀐 곳은 64개사였다. 통신장비 업체인 세인은 1년이 채 안 돼 무려 일곱 번이나 최대주주가 달라졌고 세종로봇 소프트랜드 이디 조이토토 티엔터테인먼트 디질런트FEF 등 6개사도 네 번이나 바뀌었다.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의 60%가량은 경영권도 넘어갔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것은 △기업 인수·합병(M&A) 급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권리 행사 △제3자 배정 증자 증가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장외업체들의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회상장 기업은 100개에 달했고 최근에는 상장한 지 1년 미만 기업도 타깃이 되고 있을 정도로 우회 상장이 기승을 부렸다.
○한계기업 최대주주의 손털기
한계기업 최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넘기고 증시를 떠나는 것도 최대주주 변경의 주 요인이다. 실적 부진에 시달려 온 최대주주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온 M&A 열기를 틈타 지분과 경영권 처분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주주들은 회사 경영 안정성보다 처분이익 불리기에 급급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사 최대주주의 경우 최근 보유지분 일부와 경영권을 100억원에 넘겼고 3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D사도 최대주주가 2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받고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장사 10여개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우회상장 규제를 앞두고 우회상장 막차를 타려는 장외 기업과 이번 기회에 지분을 팔고 코스닥을 떠나려는 최대주주들이 협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신뢰 갉아먹어
시장에는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믿고 투자할 만한' 코스닥 기업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주주가 달라지는 건 물론 대표이사 업종 사명이 수시로 바뀌어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알기 힘든 곳도 적지 않다. 잇단 최대주주 변경이 해당 기업은 물론 코스닥시장 전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구체적인 실적보다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비상장사들이 증시에 대거 입성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의 잦은 교체는 경영 안정성을 훼손해 실적 부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6월부터 우회 상장이 규제되면 최대주주 변경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인이 바뀐 기업 중 상당수는 여전히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잠재적인 증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들이 들어와 시장의 건전성을 높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주인이 바뀐 기업들을 관리할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장외 기업들의 우회상장 열풍과 일부 종목 최대주주의 '먹튀(투자이익 챙기고 빠져나가기)'가 맞물린 결과다.
이처럼 잦은 최대주주 변경은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뿐 아니라 회사 경영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너무 자주 바뀌는 '코스닥 주인'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은 181개사에 달했다. 전체 코스닥 종목(924개사)의 19.58%로 대략 5곳중 한 곳의 주인이 바뀐 셈이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가 두 번 이상 바뀐 곳은 64개사였다. 통신장비 업체인 세인은 1년이 채 안 돼 무려 일곱 번이나 최대주주가 달라졌고 세종로봇 소프트랜드 이디 조이토토 티엔터테인먼트 디질런트FEF 등 6개사도 네 번이나 바뀌었다. 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의 60%가량은 경영권도 넘어갔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것은 △기업 인수·합병(M&A) 급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권리 행사 △제3자 배정 증자 증가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장외업체들의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회상장 기업은 100개에 달했고 최근에는 상장한 지 1년 미만 기업도 타깃이 되고 있을 정도로 우회 상장이 기승을 부렸다.
○한계기업 최대주주의 손털기
한계기업 최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넘기고 증시를 떠나는 것도 최대주주 변경의 주 요인이다. 실적 부진에 시달려 온 최대주주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온 M&A 열기를 틈타 지분과 경영권 처분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주주들은 회사 경영 안정성보다 처분이익 불리기에 급급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사 최대주주의 경우 최근 보유지분 일부와 경영권을 100억원에 넘겼고 3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D사도 최대주주가 2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받고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장사 10여개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우회상장 규제를 앞두고 우회상장 막차를 타려는 장외 기업과 이번 기회에 지분을 팔고 코스닥을 떠나려는 최대주주들이 협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신뢰 갉아먹어
시장에는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믿고 투자할 만한' 코스닥 기업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주주가 달라지는 건 물론 대표이사 업종 사명이 수시로 바뀌어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알기 힘든 곳도 적지 않다. 잇단 최대주주 변경이 해당 기업은 물론 코스닥시장 전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구체적인 실적보다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비상장사들이 증시에 대거 입성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의 잦은 교체는 경영 안정성을 훼손해 실적 부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6월부터 우회 상장이 규제되면 최대주주 변경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인이 바뀐 기업 중 상당수는 여전히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잠재적인 증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들이 들어와 시장의 건전성을 높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주인이 바뀐 기업들을 관리할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