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쟁과 '킬링필드'라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이곳 여행길에서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 중 하나가 앙코르유적이다.

시엠립 시내 북쪽에 위치한 앙코르유적을 찾아가는 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흥미롭다.

수르야바르만 2세가 1113년 무렵부터 약 30년에 걸쳐 완성한 사원,앙코르와트가 그 중심.수백년간 정글 속에 묻혀 있다가 우연히 발견돼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역사는 캄보디아를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곳으로 만들어준다.



앙코르유적 여행은 앙코르톰에서 출발한다.

7세기에 건립한 앙코르톰은 거대한 성곽도시지만 많은 약탈로 폐허에 가깝다.

남문쪽이 잘 보존돼 있는데 다리 양 옆에 54개의 석상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성벽 한가운데에 치솟은 화려한 문루가 눈길을 끈다.

남문을 지나면 앙코르톰의 백미로 꼽히는 바이욘사원이 나온다.

이 사원에서는 미소 짓는 사면상과 내외부 회랑에 나타난 부조들이 볼 만하다.

사면상은 불교사원과 연계해 관세음보살의 얼굴이자 그의 화신인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한다.

흔히 '앙코르 미소'로 불리는 넓은 이마,내려감은 눈,넓은 콧등,두꺼운 입술이 바로 그 모습이다.

안쪽 본체의 벽에는 주로 신화적 장면들이 부조돼 있고 외부 벽에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재미있게 양각해 놓아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바이욘사원 뒤쪽으로는 앙코르톰의 왕궁 터였던 코끼리 테라스가 있다.

이곳은 왕의 사열대로 맞은편에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의 벽면에는 주로 코끼리를 주제로 한 부조가 조각돼 있다.

앙코르톰을 지은 자야바르만 7세가 살았던 이곳은 당시 목조 건물이었기 때문에 왕궁은 사라지고 터와 주변의 담벽만 남아 있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크메르 예술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수르야바르만 2세가 자신의 묘로 사용하기 위해 거대한 사원을 건립했다.

이곳의 입구는 다른 사원과 달리 죽음을 상징하는 서쪽으로 나 있다.

왕의 생전에는 신을 섬기는 역할을 하다 사후에는 무덤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원은 피라미드형 3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앙코르와트는 당시 사람들의 우주관을 건축물로 표현한 것이다.

한마디로 '우주의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의 높은 탑은 우주의 중심인 메루산(불교의 수미산)을 상징하며 주위의 5개 탑은 주변의 봉우리를 나타낸다.

장엄한 규모에 감탄하면서 내부로 들어가면 정교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복도 벽면에는 환상적인 부조물이 펼쳐진다.

왕이 백성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새기게 한 부조물에는 왕과 귀족,백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층 외벽에 새겨진 '신의 무희'라고 일컬어지는 압살라 무희들의 고혹적인 자태가 인상적이다.



압살라 조각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관찰하면 얼굴 모양을 포함해 모두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65m 정상에 다다르면 앙코르와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좌우대칭의 아름다움,질서정연한 기하학적 평면과 탑당이 조화를 이룬다.

주변에 자리한 프놈바켕은 앙코르 유적 가운데 최초로 층으로 쌓은 사원이다.

꼭대기에 서면 앙코르 주변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일몰도 감상할 수 있어 저녁나절에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따 프롬도 찾아볼 만하다.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이다.

폐허가 된 채 방치된 곳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이 어떻게 사원을 무너지게 했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폐허 자체가 가지는 아름다움은 앙코르에서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무화과,보리수 등의 거대한 나무들이 벽과 지붕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엄청난 자연이나 인간이 빚어낸 예술의 극치와 같이 느껴진다.

반띠아이 쓰레이는 앙코르 유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부조도 훌륭하다.

다른 사원에 비하면 규모는 매우 작다.

하지만 건축물과 치장 수준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곳은 앙코르에서 처음으로 아나스티로시스 공법을 이용해 보수해 놓았다.

붉은색의 단단한 사암을 이용해 나무에 조각하듯 정교하게 새겨놓은 기술이 돋보인다.

시엠립 남쪽에 위치한 톤레삽 호수도 둘러보자.이곳은 캄보디아의 심장으로 젖줄 역할을 한다.

호수라기보다 바다와 같다.

수상에 2m 이상 기둥을 박고 서 있는 수상가옥들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건기와 우기에 따라 강으로 호수로 옮겨다니는 선상민들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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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는 프놈펜.195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으며 입헌군주제 국가다.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5분의4이며 인구는 1700만명을 헤아린다.

크메르족이 80%이며,90%는 불교신자다.

전형적인 열대몬순 기후로 5월부터 10월까지가 우기에 속한다.

통화단위는 리엘.미화 1달러에 3.7리엘 정도로 환전된다.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캄보디아 입국 비자가 필요하다.

출국 전 국내에서 받을 수 있다.

시엠립 공항에서도 발급해준다.

현지에서 발급받을 경우 여권용 사진이 필요하다.

앙코르 유적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당일권 20달러,3일권 40달러,4∼7일권 60달러.3일권 이상 패스는 유적 입구 매표소에서 즉석 디지털 사진을 찍어 새겨넣어 준다.

시엠립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큰 길가에 호텔이 늘어서 있다.

배낭여행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북한식당인 평양식당이 있으며 한식당도 찾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엠립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호찌민 하노이,마카오 등지를 거쳐 들어가기도 한다.

대만 원동항공(02-318-2293)은 앙코르항공과 연결,대만 가오슝에서 시엠립으로 들어가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현대드림투어(02-723-2233)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5일'상품을 판매 중이다.

앙코르와트,앙코르톰,프놈바켕 등 앙코르유적과 톤레삽호수를 둘러본다.

매주 목요일 출발.6월 출발 79만9000원.

시엠립=강행원 기자 k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