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독(毒)이 될까,약(藥)이 될까.'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미 FTA가 양극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장기적으로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낙관론을 밝힌 반면 일부 토론자들은 한·미 FTA가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KDI는 이날 '한·미 FTA 체결이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일부 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시장을 보유한 미국과의 FTA는 한국에 고기술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고,이는 결국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이어 중소기업의 52% 이상이 한·미 FTA 체결이 해당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12.5%만이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극화는 산업구조 고도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 FTA가 산업구조 고도화를 가속화시키면 양극화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제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사회안전망을 갖추지 않고 한·미FTA를 추진하면 사회 갈등과 양극화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