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본토 인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최준희(34.미국명 준 최)씨는 16일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뛴 결과 초반의 열세를 뒤집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5월 '아태문화 유산의 달'을 맞아 미의회 도서관에 의해 특별연사로 초청된 최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당선된 후 4개국 도시에서 자매결연 제의가 있었다면서 "한국에 자매 결연을 할 도시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그는 평소 정치를 '더러운 일'(dirty job)로 생각했었으나 2002년 빌 브래들리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대선출마 운동을 도우면서 "자유는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이념에 공감,우주비행사의 꿈을 접고 정치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명의 동양인의 정치 입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선 민주당 소속으로 에디슨 시장 선거에 3번 내리 당선된 조지 스패도로 전시장의 아성을 깨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는 것.

민주당 예비선거 출마 당시 그와 스패도로간의 지지도는 12%대 46%로 절대적 열세였다.

그러나 최시장은 이에 대해 "나 같은 무명 신인을 12%나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며,이는 곧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표심"이라고 읽었다는 것.

그는 그때부터 1천여 가구를 직접 방문하고, 학교 사친회 모임 마다 돌면서 풀뿌리(grassroots) 선거 운동에 나섰다.

그러던중 지역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이상한 동양인이 선거에 뛰고 있다"는 등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그가 이를 문제 삼아 사과를 받아내면서 뉴스의 초점 인물로 부상한 것이 결국 그에게 행운이 됐다는 것.

그는 결국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천여표 차로 스패도로 후보를 누르고 출마, 무소속 빌 스테파니 후보와 접전끝에 191표차로 승리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한인 6%를 비롯,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는 에디슨시가 새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여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의회 관계자 등 강당을 꽉메운 20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의 깔끔한 용모와 달변에 새삼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미 의회 도서관은 앞서 "한인 2세인 최시장이 젊은 나이에 인구 10만 이상 도시의 시장이 됨으로써 많은 이민자들에게 용기와 꿈을 북돋워줬다"며 그를 연사로 초청했다.

지난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 시장은 미국에서 세탁소집 아들로 자라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으며, 연방정부 예산관리국 조사관, 뉴저지주 학업성취도 측정위원장 등을 거쳤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