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에 '외국인 경계령'이 내려졌다.

중국의 대형은행들이 잇따라 홍콩증시에 상장되면서 국내 은행주로 향하는 외국인 자금을 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네번째로 규모가 큰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오는 6월1일 홍콩증시 상장을 목표로 오는 18일부터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국내 은행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중국은행의 공모 금액은 98억달러(약 9조원)로 2000년 이후 전 세계 기업공모(IPO)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지난해 10월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건설은행의 공모액 92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이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주요 은행주를 순매도하고 있는 것은 차익실현 성격외에 중국은행들의 홍콩증시 상장에 대비,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마련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4월이후 이달 12일까지 우리금융을 1803억원 순매도한 것을 비롯,국민(1077억원),외환(571억원),기업(148억원) 등 주요 은행주를 순매도했다.

BNP파리바가 지난달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신한지주 2012만주를 매입한 것을 제외할 경우 4월 이후 외국인들의 은행업종 순매도액은 약 3000억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도 조만간 기업공개를 계획중이며 공모 규모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국내 은행주로선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준재 연구위원은 "올해 예상실적기준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 1.6배 수준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7.7%에 이를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중국 은행의 공모참여를 이유로 국내 은행주를 대거 매도할 만큼 국내 은행주가 비싸지는 않아 지난달부터 시작된 매도세는 조만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