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열쇠는 현장에 있습니다."

한국능률협회(KMA)가 선정한 대한민국마케팅대상 최고경영자상을 받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현장경영이 모든 마케팅 활동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제 사장은 실제 2004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패션부문 임직원들과 백화점 대리점 등을 다니며 현장경영을 실천했다.

특히 동대문 남대문 등 재래시장의 상권조사를 대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실시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 사장은 "의류의 기획 생산 판매 네트워크가 한곳에 모여 있는 재래시장 현장 조사를 통해 사장부터 디자인 실무자까지 재래시장의 기동성과 네트워크를 직접 체험해 보자는 취지였다"며 "현장에서 보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마케팅 아이디어를 업무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제 사장은 또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월례 조찬세미나 등 학습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매달 한 번씩 새벽 6시에 세미나를 열어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민들레 영토(카페 회사) 마케팅 전문가,이노 디자인 김영세 대표,영화 마케팅 전문가 등 외부 인사로부터 특강을 듣는다.

제 사장은 "뿐만 아니라 매달 초 전 임직원들에게 사내 통신망을 통해 선진 기업들의 최신 마케팅 성공사례 등을 담은 CEO 메시지를 발송한다"며 "높은 마케팅 성과를 보인 브랜드 팀에는 직접 칭찬도 해준다"고 말했다.

제 사장은 마케팅의 기본은 무엇보다 고객과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단지 제품의 판매를 통해 매출을 높이는 외형적 활동이 마케팅의 전부가 아니며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상품기획과 디자인 단계부터 마케팅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과 제품력을 갖춘 후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케팅 활동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제 사장은 핵심 디자인 인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패션 선진국인 이탈리아에 밀라노법인을 설립하고 선진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