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 생산시설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유한양행,중외제약,에스텍파마 등은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 FDA의 '우수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CGMP)'에 맞는 최첨단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 개발은 물론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이와 함께 첨단 시설을 갖춤으로써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약회사들에 대해 의약품 제조능력을 등급별로 평가,공개하고 있는 정책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LG생명과학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전북 익산에 자체 개발 중인 인간성장 호르몬제 생산을 위한 CGMP급 공장 착공에 나선다.

회사측은 임상 3단계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서방형(徐方型) 인간성장 호르몬제 'SR-hGH'를 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과 유럽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오는 24일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에 CGMP급 의약품 생산공장을 완공한다.

이 회사가 지난 5년간 1300억원을 투자해 총면적 2만8000평,연건평 1만5000평으로 지은 이 공장은 올 하반기 발매 예정인 십이지장궤양 치료제 신약 '레바넥스'를 비롯해 페니실린제제,세파계 항생제,동물의약품 등을 생산한다.

중외제약은 충남 당진에 새로 건설한 수액공장을 오는 23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앰플을 수액에 주입시키는 기존 수액과는 달리 앰플이 내장돼 있어 병원균 감염 우려가 적은 특수수액을 제조한다.

중외제약은 이 공장에 대해 FDA로부터 CGMP 승인을 받아 미국에 특수 수액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스텍파마는 오는 7월 경기도 화성 발안산업단지에 CGMP급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내년 하반기에 완공,빈혈 치료제,알코올중독 치료제,MRI 조영제 등 해외 수출용 복제약을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유한화학,한미정밀화학,삼천리제약,LG생명과학,셀트리온 등이 CGMP에 맞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박종호 우리기술투자 바이오심사역은 "한·미 FTA와 보건복지부의 약값 절감 정책 등으로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욱 눈을 돌릴 것"이라며 "앞으로 제약사들의 CGMP 공장 보유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