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수사 착수 4개월 여 끝에 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로 애당초 환자 맞춤형 체세포 줄기세포는 없었던 것으로 재확인됐다.

그런데도 체세포 줄기세포가 존재한다고 전 국민이 속은 이유는 김선종 연구원과 황우석 박사의 합작 플레이 때문이란 게 검찰의 결론이다.

김 연구원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로 배아 복제 줄기세포를 만든 것처럼 '섞어심기'를 시도했고 황 박사는 섞어심기 사실은 몰랐다 하더라도 다른 전반적인 논문조작 사항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연구비 28억원을 횡령했으며 차명계좌만도 63개를 만들어 2억원 가량을 해외로 빼돌리기 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던 대부분의 국민들은 허탈했을 것이다.

한 때 황 박사는 온 국민의 영웅이었고 특히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이었다.

그래서'대황민국'이라는 얘기까지 떠돌았다.

하지만 이날 검찰 발표로 황 박사는 영웅에서 사기꾼과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도 수긍하지 않고 있고 일부 사람들은 검찰청까지 찾아와 강한 항의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황우석 사태는 이제 시작이다.

한국 과학계는 이번 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세계 줄기세포 허브로 부상하려던 꿈도 사라졌다.

그러나 비온 뒤 땅이 더욱 단단해지듯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과학계는 한층 더 발전해야 한다.

검찰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사태는 과학계의 성수대교 붕괴로 볼 수 있다"면서도"성수대교가 멋지게 복원된 것처럼 우리 과학계도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데 힘을 보탠 것은 다름아닌 젊은 과학도였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이들은 한국의 미래 과학을 이끌어 갈 주역인 셈이다.

정부도 이들 과학도를 지원하기위해 앞장서야 한다.

이번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그동안의 줄기세포 노하우를 기반으로 연구진들이 다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럴때일수록 과학자들이 긍지를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성원을 보내야 할 때다.

정인설 사회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