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서울시장 후보가 역전의 실마리를 찾기위한 비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우리당은 그간 선거가 한나라당과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 후보의 경력이 선두인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보다 앞서는 만큼 자연스럽게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오 후보와 강 후보의 격차는 15~20% 포인트 정도. 투표일까지 2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황을 뒤집는 일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게 강 후보와 우리당의 고민이다.

이런 탓인듯 최근 강후보 캠프 주변에서는 "서울시민이 언젠가 강 후보의 진정성을 알게 될 것"이라는 등의 낙관적인 전망이 사라진 대신, 하루라도 빨리 `비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강 후보는 일단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오 후보와의 격차는 단단했던 전통적 지지층의 결속이 느슨해진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마침 캠프 일각에서는 전통적 지지층의 감성을 자극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강 후보는 지금껏 판사와 법무부장관 경력을 내세우면서 인물론을 부각시켰고, 감성보다는 논리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캠프의 한 인사는 "강 후보에게 호의적인 젊은 층과 여성계, 문화계는 다른 집단보다 훨씬 감성적인 집단"이라며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가 10일 종로구 돈의동의 `쪽방촌' 방문 도중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도 지지계층의 감정선을 자극하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또한 강 후보는 TV 토론에서도 친근하고 포근한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강 후보는 지금까지 수차례 TV 토론에서 오 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본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에게 지나치게 `인파이터형'으로 투사됐다는게 자체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당이 강 후보 승리를 위해 당 차원에서 선거 막판에 선거구도를 흔들만한 `히든카드'을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당이 오 후보의 보안사 복무이력과 관련, 당시 오 후보와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설도 나돌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우리당이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후보와의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측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선거 때까지 열심히 한다는 비책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