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지상파TV 사업자로 선정된 '경인TV' 컨소시엄의 최대주주인 영안모자와 주요주주인 CBS가 주도권 다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인TV 컨소시엄은 11일 주주 간담회를 열고 경영진 구성과 법인 설립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인데 이 중 대표 선임을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그동안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해온 CBS측은 신현덕 현 컨소시엄 대표를 그대로 유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컨소시엄이 처음 구성될 때부터 CBS의 추천으로 대표를 맡아왔다.

CBS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방송을 잘 아는 외부 전문가인 신 대표를 기용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안모자 관계자는 "새 경영진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이사회가 결정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CBS가 추천한 신 대표를 그대로 유임시킬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영안모자와 CBS가 이처럼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 1월 1차 공모 유찰 후 2차 공모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때 주주 간 '역할 분담'에 대한 합의가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CBS는 이번 컨소시엄의 전체 틀을 짜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사실상 컨소시엄의 대표 역할을 해왔다.

반면 지분 면에서는 영안모자가 22.64%로 CBS(5%)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

CBS측은 이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 소액주주들을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에 영안모자가 이사회에서 독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안모자측은 "CBS가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어차피 방송위원회에서도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으므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