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잔'사랑의 마술' 꽃 피우는 사장님 양원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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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밤늦은 시간,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한 남자가 마술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몇 명만 할 수 있다는'배니싱도브케이지',새장에 있는 비둘기 네 마리를 공중에 던져 없어지게 하는 고난도 마술이었다.
땀이 비오듯 흐르지만 마냥 즐겁기만 해보였다.
내일 복지관에서 자선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서적 저작권중개 및 번역 통역 전문회사인 ㈜엔터스코리아의 양원곤 대표(38)는 명함이 두 개다.
올해 2월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인 엔터스매직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출판 저작권 에이전시와 마술 이벤트,얼핏 보기에도 교집합이 없어 보인다.
그가 마술에 걸린 사연이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저녁에 술자리가 많은데 개중에는 의미 없는 술자리도 많아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녁 술자리를 일절 사양하는 대신 밤시간을 내서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오던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2년 전 시작한 마술은 그에게 천직처럼 와닿았다.
단숨에 취미활동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용기백배한 양 대표는 한 달에 300만원짜리 전문가 과정을 수강했고 하루 5시간씩 피나는 연습을 했다.
"마술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서 마술로 뭔가 보람 있는 일도 하고 뽐도 내보고 싶다는 두 가지 욕심이 생기더군요."
마침 한국복지재단 서울지부와 인연이 닿았다.
원래 엔터스코리아를 운영하면서 매달 30만원을 기부해 왔던 터라 재단측에선 양 대표의 마술공연 제안에 대환영이었다.
"마술의 수준을 따지기 전에 상대적으로 더 가진 분이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로 공연한다는 자체가 의미 깊다고 생각했지요."
양 대표의 제의를 선뜻 받아들여 공연을 주선해온 주경식 한국복지재단 홍보팀장은 "자선공연은 계층 간 간극을 좁히는 데 특효"라고 말했다.
마술공연이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모은 데 고무된 양 대표는 아예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를 만들었다.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는 국내에 스무 곳가량이 있는데 자선공연만을 고집하는 데는 엔터스매직이 유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속된 마술사는 8명.
"엔터스코리아에서 공연 경비를 대부분 지원합니다."
주말에는 2~3곳을 다니며 강행군한다.
"쉬는 날이 없지만 피곤한 줄 몰라요.
어린시절 꿈을 이룬 데다 그것으로 불우이웃까지 돕는 1석2조의 성취감을 만끽한다는 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엔터스매직 사무실 칠판에는 공연 일정이 빡빡하게 적혀 있다.
자선공연은 벌써 25회를 기록했다.
고아원에서부터 노인복지회관,지체아동 재활원까지 부르면 어디든지 간다.
5월은 자선공연이 유난히 많다.
어버이날에는 인천의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예림학교에서 마술쇼를 선보였다.
김영순 교사(32·여)는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하며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며 "마술의 묘미에 선생님들도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아이들과 노인들은 마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마술쇼는 한 시간짜리가 많다.
메인마술 20분,관객을 앞으로 불러내 하는 팔로마술 30분가량으로 구성된다.
30개 정도의 다채로운 마술이 선보이며 단 10초간의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두 시간을 준비하는 게 예사일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유료 공연도 가끔 나간다.
중·고등학교 특별활동 수업을 비롯해 기업 신상품 홍보,아이들 생일파티에서부터 프러포즈,워크숍,부모님 회갑잔치까지.
출장료는 적게는 5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000만원까지.
마술 동호인들에게 연습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양 대표를 이렇게 빠져들게 하는 마술의 매력은 뭘까?
"마술은 정직합니다.
연습한 만큼 보여줄 수 있지요."
그는 국제마술대회 등 외국 자료를 보면서 늘 공부하고 응용하며 연습한다.
하지만 국제대회 출전 생각은 없다.
"오직 봉사로 마술을 할 뿐입니다."
관객과의 호흡이 절대적인 마술의 특성상 넘치는 끼와 적극적인 성격은 필수.
자신의 아들 딸 앞에서는 마술을 안 한단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그저 좀 쑥스럽더라고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국내에서 몇 명만 할 수 있다는'배니싱도브케이지',새장에 있는 비둘기 네 마리를 공중에 던져 없어지게 하는 고난도 마술이었다.
땀이 비오듯 흐르지만 마냥 즐겁기만 해보였다.
내일 복지관에서 자선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서적 저작권중개 및 번역 통역 전문회사인 ㈜엔터스코리아의 양원곤 대표(38)는 명함이 두 개다.
올해 2월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인 엔터스매직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출판 저작권 에이전시와 마술 이벤트,얼핏 보기에도 교집합이 없어 보인다.
그가 마술에 걸린 사연이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저녁에 술자리가 많은데 개중에는 의미 없는 술자리도 많아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녁 술자리를 일절 사양하는 대신 밤시간을 내서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오던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2년 전 시작한 마술은 그에게 천직처럼 와닿았다.
단숨에 취미활동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용기백배한 양 대표는 한 달에 300만원짜리 전문가 과정을 수강했고 하루 5시간씩 피나는 연습을 했다.
"마술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서 마술로 뭔가 보람 있는 일도 하고 뽐도 내보고 싶다는 두 가지 욕심이 생기더군요."
마침 한국복지재단 서울지부와 인연이 닿았다.
원래 엔터스코리아를 운영하면서 매달 30만원을 기부해 왔던 터라 재단측에선 양 대표의 마술공연 제안에 대환영이었다.
"마술의 수준을 따지기 전에 상대적으로 더 가진 분이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로 공연한다는 자체가 의미 깊다고 생각했지요."
양 대표의 제의를 선뜻 받아들여 공연을 주선해온 주경식 한국복지재단 홍보팀장은 "자선공연은 계층 간 간극을 좁히는 데 특효"라고 말했다.
마술공연이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모은 데 고무된 양 대표는 아예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를 만들었다.
"마술 이벤트 전문 회사는 국내에 스무 곳가량이 있는데 자선공연만을 고집하는 데는 엔터스매직이 유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속된 마술사는 8명.
"엔터스코리아에서 공연 경비를 대부분 지원합니다."
주말에는 2~3곳을 다니며 강행군한다.
"쉬는 날이 없지만 피곤한 줄 몰라요.
어린시절 꿈을 이룬 데다 그것으로 불우이웃까지 돕는 1석2조의 성취감을 만끽한다는 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엔터스매직 사무실 칠판에는 공연 일정이 빡빡하게 적혀 있다.
자선공연은 벌써 25회를 기록했다.
고아원에서부터 노인복지회관,지체아동 재활원까지 부르면 어디든지 간다.
5월은 자선공연이 유난히 많다.
어버이날에는 인천의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예림학교에서 마술쇼를 선보였다.
김영순 교사(32·여)는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하며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며 "마술의 묘미에 선생님들도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아이들과 노인들은 마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마술쇼는 한 시간짜리가 많다.
메인마술 20분,관객을 앞으로 불러내 하는 팔로마술 30분가량으로 구성된다.
30개 정도의 다채로운 마술이 선보이며 단 10초간의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두 시간을 준비하는 게 예사일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유료 공연도 가끔 나간다.
중·고등학교 특별활동 수업을 비롯해 기업 신상품 홍보,아이들 생일파티에서부터 프러포즈,워크숍,부모님 회갑잔치까지.
출장료는 적게는 5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000만원까지.
마술 동호인들에게 연습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양 대표를 이렇게 빠져들게 하는 마술의 매력은 뭘까?
"마술은 정직합니다.
연습한 만큼 보여줄 수 있지요."
그는 국제마술대회 등 외국 자료를 보면서 늘 공부하고 응용하며 연습한다.
하지만 국제대회 출전 생각은 없다.
"오직 봉사로 마술을 할 뿐입니다."
관객과의 호흡이 절대적인 마술의 특성상 넘치는 끼와 적극적인 성격은 필수.
자신의 아들 딸 앞에서는 마술을 안 한단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그저 좀 쑥스럽더라고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