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마땅히 돈을 굴릴 곳이 없어진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서울지역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9일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에서 이뤄진 주택 임대차계약 중 보증부 월세(보증금+월세)와 순수 월세 등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40%대에 들어섰다.

반면 서울지역 전세 비중은 월세 비중 증가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말 63.1%였던 전세 비중은 올 1월 60.5%,3월 60.1%에서 4월에는 59.5%까지 떨어졌다.

이는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통해 받는 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는 것보다 월세를 놓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입자들 사이에서도 주택을 구입할 경우 보유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내 집 마련을 늦추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전세 수요 가운데 일부가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질수록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판교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전·월세 세입자 등 무주택자의 청약통장 가입이 급증,지난 3월 말 현재 가입자 수는 727만915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말 218만명이던 청약저축 가입자는 3월 226만명으로 8만명 늘었으며 281만명이던 청약예금 가입자는 286만명으로 5만명 증가했다.

활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청약부금은 7만명 줄어든 215만명으로 집계됐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