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073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뚫은 판교신도시 아파트 당첨자 9428명의 명단이 4일 발표됐다.

당첨자들은 '판교 로또'의 행운을 차지했다며 하루 종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분양업체와 한국경제신문 등 각 언론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당첨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인터넷 및 전화문의가 폭주해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던 풍성 33평A형에서는 최고령 당첨자가 나왔다.

안모씨는 1912년생으로 올해 94세다.

반면 최연소 당첨자는 1982년생의 손모씨로 23세의 나이에 판교에서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

이 평형에 당첨된 김모씨(38·분당 거주)는 "간밤에 돌아가신 아버지 꿈을 꿨는데 이런 행운이 올 줄 몰랐다"며 "앞으로 10년은 꼼짝 않고 판교에 정착할 예정"이라고 기뻐했다.

반면 낙첨자들은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인천 계양구의 김모씨(46)는 "판교만 믿고 내집 마련을 미뤄왔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임대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들 가운데는 오히려 실망하는 모습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송모씨(42)는 "보증금이 너무 높은 데다 투자가치도 없어 차라리 떨어지기를 바랐는데 당첨돼 계약을 포기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이날 일반에 처음 개방된 각 건설사 모델하우스는 하루 종일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한림건설 관계자는 "당첨자와 가족만 방문할 수 있는 데도 오후에만 100명 정도 다녀갔다"면서 "고객과 직원들 모두 들뜬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