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신약 개발업체인 뉴로제넥스(대표 신동승)는 최근 신약 후보물질들을 기능성 식품이나 화장품 등으로 조기에 사업화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활용한 다이어트 제품과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을 이용한 탈모방지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앞서 글로벌 제약사인 스위스 시바에 독자개발한 펩타이드 원료를 공급키로 계약했으며 국내 100여개 약국과 협력해 주름개선용 기능성 화장품 사업도 펼치고 있다.



신동승 사장은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시험과 인허가를 거치면서 막대한 투자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기능성 소재 등으로 우선 사업화함으로써 내실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벤처업계에 '거품빼기' 바람이 거세다. 바이오기업들이 기술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실적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의식,먼저 단기적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해 '바이오도 돈된다'는 것을 실증한 뒤 이를 기반으로 혁신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이들은 이를 통해 경영에 도움을 받고 신약 도전을 위한 투자유치에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모델은 회사 설립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후 연구개발에만 주력하는 미국식 벤처모델과 차별화하고 있어 '한국형'으로 불리며 확산되는 추세다.

오스코텍은 골다공증 치료제와 관절염 치료제 등 신약개발에 주력하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54억원의 쏠쏠한 매출 실적을 올렸다.

연구 과정에서 상품화한 치과용 뼈이식재와 기능성 식품을 국내외에 팔아 거둔 수확이다.

이런 매출을 기반으로 오스코텍은 기술평가특혜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상장요건을 확보,최근 코스닥상장을 신청했다.

이수성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 수익원을 찾는 것이 우리나라에 적합한 바이오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파마코디자인은 치매치료제 등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신약연구에 힘쓰는 한편 국내 병원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서비스 사업에 진출,최근 700여개의 병원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올해는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 대한 서비스 수출도 추진,이 서비스를 확실한 매출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조직공학 연구기업인 리젠은 지난해 음경확대 제품인 '이노폴디'와 기능성 식품소재 등 바이오사업으로 1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올해는 이를 6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제현 전 다카라코리아 사장을 바이오부문 사장으로 영입,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 관계자는 "한국형 바이오벤처 모델은 과거 일부 바이오업체들이 대규모 펀딩을 받은 뒤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며 제기된 거품시비를 없애고 신약 개발에만 올인함으로써 생기는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