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기회의 땅을 선점하라.'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공습작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일달러로 자금이 풍성해진 이 지역 국가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업들의 바쁜 발걸음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를 무색케 하고 있다.

당장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에너지 건설 플랜트 시장을 잡기 위한 대형 건설업체들의 경쟁은 피를 튀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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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리비아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에서 대규모 입찰물량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현대·대우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외국업체와 치열한 입찰전을 진행 중이다.

알제리 정부가 추진 중인 200만호 주택 건설 프로젝트와 국영석유공사인 소나트라의 플랜트 입찰을 준비 중인 박남희 경남기업 알제리 지사장은 "알제리를 해외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할 전략시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풍성한 돈으로 구매력이 커지면서 자동차 가전 휴대폰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1분기 동안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2만7370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55%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동지역 판매 증가율(15%)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김종은 현대차 아프리카 중동지역 판매본부장은 "엑센트와 엘란트라의 경우 주문이 6개월 이상 밀려 있다"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올해 판매목표를 27만대로 낮춰잡을 정도"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이집트 알제리에서는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3500만대로 예상되는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나이지리아 지점에서만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은 연소득 1500달러대에서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유럽과 미국의 경우 교체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아프리카는 아직 노다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업종과 규모를 불문하고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행(行)은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대우영안버스는 1000만달러 규모의 디젤버스 300대를,대동기계는 30만달러 규모의 농기계를 이집트에 공급하고 있다.

풍산의 경우 이집트 1파운드 동전 제작에 사용되는 소전 1200만달러의 납품을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이영선 카이로 지사장은 "이집트 리비아의 경우 상위 7%의 구매력이 최소 2만달러를 넘는다"며 "고가 가전에서부터 자동차까지 시장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비아에서만 대당 2500달러가 넘는 LG전자의 42인치 PDP TV가 매달 1000대 이상 팔리고 있으며 양문형 냉장고와 프로젝션TV도 매장에 선을 보이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의 송선근 관장은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좋아 현지 딜러들이 한국 제품은 무조건 돈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라며 "현지 바이어들의 한국 방문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알제리(알제).카이로(이집트).트리폴리(리비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