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직원 한 명당 4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지난해 전체 2만4000여명의 직원들이 평균 52만달러(약 5억원)의 연봉을 챙긴 회사.세계시장을 휘젓는 글로벌 금융그룹 '골드만삭스'의 현 주소다.

영국의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4월27일 자)는 "어떠한 기준으로 보더라도 골드만삭스는 무시무시한 회사"라며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구조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을 관할하는 투자은행(IB) 및 증권 업무 중심이었던 골드만삭스는 지속적인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트레이딩 및 직접투자 분야를 크게 확대해 나갔다.

특히 채권(Fixed Income),통화(Currency),상품(Commodities)을 뜻하는 FICC 시장에 골드만삭스는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현재 골드만삭스가 다루고 있는 수많은 파생상품들은 종류도 매우 많고 복잡해 그 정의를 일일이 내리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골드만삭스의 혁신은 대성공으로 이어져 올 1분기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40%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수익기조가 연간 지속된다면 연초에 1000원을 투자한 주주가 연말에 400원의 수익을 거둔다는 의미다.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103억35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24억8000만달러로 64%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는 130여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1999년 기업 공개(IPO)를 하기 전까지는 베일에 싸인 그룹이었다.

그러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 조달 등을 위해 골드만삭스는 IPO를 단행했고 새로운 기업으로 변모해 나갔다.

화려한 위상만큼이나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부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음성 메일을 자주 이용하고 한 부서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곧바로 다른 부서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주기도 한다.

월가를 걷고 있는 골드만삭스 직원은 어김없이 음성 매일을 들을 정도로 일에 시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파산 위기에 처한 수많은 기업들을 살려내기도 했다.

M&A 시장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문 서비스로 다른 투자은행과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 골드만삭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고객 관계를 형성하면서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왔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 중심의 경영 방식은 많은 기업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골드만삭스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골드만삭스에 불안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들보다 마이너스 수익을 거둔 날이 더 많기도 하며 수익 변동성도 심한 편이다.

런던 지사에선 회사를 사들이는 데 너무 공격적으로 나서 좋은 평판을 잃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골드만삭스의 고객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기도 했다.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과 얽혀 있는 골드만삭스. 그런 만큼 기업의 위기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 '공룡 금융그룹'의 미래에 국제 금융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