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구속] 현대차 비상경영 체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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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8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 결정을 내리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은 충격과 비통에 빠졌다.
실낱 같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대기했던 임직원들은 허탈감과 함께 울분을 터뜨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지 눈앞이 깜깜하다"면서 "해외 공장 건설과 신규 투자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어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경악 속 심야대책회의
현대차그룹 수뇌부들은 충격 속에 이날 긴급 심야대책회의를 열고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로 그룹을 운영키로 했다.
일단 현대차와 주요 계열사에 포진한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긴급 현안 위주로 업무를 처리키로 했다.
부회장들이 담당 사업과 계열사를 한시적으로 책임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대차 업무는 김동진 부회장이 총괄하고 위아 현대오토넷은 김평기,현대모비스는 한규환,로템은 정순원,현대하이스코는 김원갑,현대제철은 이용도 부회장이 각각 담당한다.
이전갑 현대차 기획총괄 담당 부회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맡는다.
기아차의 경우 현재처럼 정의선 사장(해외사업담당)과 조남홍 사장(국내사업 담당)의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 뚜렷한 '2인자'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부회장 중심 비상경영 체제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정 회장의 '부재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사 결정 지연 등으로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돼 그룹이 붕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 공장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나 신규 사업은 총수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정 회장이 복귀할 때까지 판단을 미룰 수밖에 없다"면서 "정 회장의 빠른 복귀가 그룹을 정상화시킬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해외 프로젝트 '올스톱'
정 회장의 구속으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가 당분간 전면 보류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이 멈춰설 전망이다.
벌써부터 경영 공백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동남아 CKD(현지 조립생산) 공장 건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기아는 당초 올해 안에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 CKD 공장을 착공,2009년까지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은 뒤 생산 규모를 20만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앞서 기아차는 12억달러짜리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도 무기한 연기시켰다.
현대차의 해외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장기표류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연산 30만대 규모로 체코 노소비체에 건설키로 했던 동유럽 공장은 정 회장의 구속으로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체코 총리가 공장건설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5월 중 방한키로 하는 등 체코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 파로우벡 체코 총리는 이날 체코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자금 수사가 체코 공장의 취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체코는 현대차 공장이 직간접적으로 1만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GDP(국내총생산)의 2%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장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경영 공백에 실적 악화까지
경영 공백에 따른 후유증에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까지 겹쳐 현대차그룹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실제 기아차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859억원과 32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7%에 불과했다.
순이익(384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80.1%나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1%에도 못 미친 것은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며 "작년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대대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노력을 펼쳤지만 고유가와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감소하는 등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들어 유가가 더욱 치솟고 환율 하락폭도 점점 커지고 있어 실적 악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오상헌 기자 leekh@hankyung.com
실낱 같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대기했던 임직원들은 허탈감과 함께 울분을 터뜨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지 눈앞이 깜깜하다"면서 "해외 공장 건설과 신규 투자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어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경악 속 심야대책회의
현대차그룹 수뇌부들은 충격 속에 이날 긴급 심야대책회의를 열고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로 그룹을 운영키로 했다.
일단 현대차와 주요 계열사에 포진한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긴급 현안 위주로 업무를 처리키로 했다.
부회장들이 담당 사업과 계열사를 한시적으로 책임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대차 업무는 김동진 부회장이 총괄하고 위아 현대오토넷은 김평기,현대모비스는 한규환,로템은 정순원,현대하이스코는 김원갑,현대제철은 이용도 부회장이 각각 담당한다.
이전갑 현대차 기획총괄 담당 부회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맡는다.
기아차의 경우 현재처럼 정의선 사장(해외사업담당)과 조남홍 사장(국내사업 담당)의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 뚜렷한 '2인자'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부회장 중심 비상경영 체제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정 회장의 '부재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사 결정 지연 등으로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돼 그룹이 붕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 공장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나 신규 사업은 총수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정 회장이 복귀할 때까지 판단을 미룰 수밖에 없다"면서 "정 회장의 빠른 복귀가 그룹을 정상화시킬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해외 프로젝트 '올스톱'
정 회장의 구속으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가 당분간 전면 보류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이 멈춰설 전망이다.
벌써부터 경영 공백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동남아 CKD(현지 조립생산) 공장 건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기아는 당초 올해 안에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 CKD 공장을 착공,2009년까지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은 뒤 생산 규모를 20만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앞서 기아차는 12억달러짜리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도 무기한 연기시켰다.
현대차의 해외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장기표류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연산 30만대 규모로 체코 노소비체에 건설키로 했던 동유럽 공장은 정 회장의 구속으로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체코 총리가 공장건설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5월 중 방한키로 하는 등 체코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 파로우벡 체코 총리는 이날 체코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자금 수사가 체코 공장의 취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체코는 현대차 공장이 직간접적으로 1만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GDP(국내총생산)의 2%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장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경영 공백에 실적 악화까지
경영 공백에 따른 후유증에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까지 겹쳐 현대차그룹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실제 기아차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859억원과 32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7%에 불과했다.
순이익(384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80.1%나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1%에도 못 미친 것은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며 "작년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대대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노력을 펼쳤지만 고유가와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감소하는 등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들어 유가가 더욱 치솟고 환율 하락폭도 점점 커지고 있어 실적 악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오상헌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