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와 세종대 학생들을 기반으로 성장한 건대입구역 상권은 2000년 7호선 개통 이후 단순한 대학상권을 뛰어넘어 신촌에 버금가는 거대 복합상권으로 도약했다.

유흥업소 중심의 먹자골목,판매업소가 몰린 대로변,패션업종이 밀집된 로데오거리 등 다양한 성격의 상가들을 아우르는 상권으로 커진 것.

건대입구역 상권 중에서도 핵심 구역은 2번 출구에서 이면 먹자골목으로 들어가는 대로변이다.

이 구역에는 의류,화장품,액세서리,팬시,잡화 등 판매업종 가게가 몰려있다.



대로변 중간 부분에 자리잡은 B잡화점의 경우 모자,액세서리,팬시 등 5000원 미만 상품으로 한 달에 7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릴 정도로 알짜배기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가의 전언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상권분석팀장은 "학생들의 수업이 끝나고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유동 인구가 급격히 불어나 인도를 지나다니기가 힘들 정도"라며 "대로변에서 가게를 구하려면 권리금 3억원 이상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리금 수준은 높지만 서울 다른 상권에 비해 월세가 적은 것은 상인들로서는 매력이다.

대로변이라면 으레 월세 300만~500만원 선이지만 여기는 150만~350만원이다.

이에 따라 자금력만 뒷받침된다면 대로변에서 10,20대 대상의 캐주얼의류나 잡화 가게를 여는 게 바람직하다.

가게 숫자에 관계없이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2번 출구쪽이 만남의 명소로 변한 것을 감안,커피전문점이나 베이커리 카페도 잘 먹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외식 및 주점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고깃집,횟집,중국집,소주방,호프집,바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는 게 특징이다.

모든 업종이 골고루 발달했지만 바 형태의 주점은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먹자골목에서는 초입이나 도로변이 안쪽보다 장사가 훨씬 잘 되는 게 상례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

골목 안으로도 유동 인구가 밀물 밀려오듯 끊임없이 흘러 들어간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먹자골목 전체가 유동 인구를 가두는 '저수지 상권'인 셈이다.

신촌 먹자골목이나 대학로 대명거리와 같이 '흐르는 상권'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로변에서 먹자골목으로 이동하는 유동 인구들은 유흥이 목적이다.

따라서 술과 안주,식사를 함께 취급할 수 있는 업종이 좋다.

초보 창업자들이 조심해야 할 점은 이 구역에서 저가격이나 유명 브랜드 전략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수많은 가게가 난립한 먹자골목에서는 우선 점포 외관이 눈에 딱 띄어야 하므로 가게 치장에 돈을 써야 한다"며 "주력 고객인 20대 연령층의 입맛에 맞는 퓨전 메뉴를 갖추는 게 중요하며 가격을 낮추는 것은 이익만 까먹을 뿐 별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6번 출구에서 주택가로 향하는 도로변에는 전형적인 근린 업종이 발달돼 있다.

겉으로는 허술하게 보이는 이 골목시장 상권의 유동 인구도 만만치 않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이 골목시장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안경점,편의점,미용실 등은 앞으로 상권이 확대될 때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대입구역 상권에 새로 진입할 때 가장 신중히 판단해야 할 구역은 로데오거리다.

저녁 7~8시 무렵 먹자골목과 골목시장에 사람 물결이 끊임없이 흘러갈 때도 로데오거리는 한산하기만하다.

서준 팀장은 "스타시티 건물 바로 옆에 생기는 대형 쇼핑센터와 할인점에서 패션 쇼핑욕구를 해결할 것이란 견해가 있는 반면 주상복합주민들 중에는 값싼 이월상품을 취급하는 로데오거리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어 상권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