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대결'이냐 `바람 잠재우기'냐.

열린우리당은 25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吳世勳) 전 의원이 확정되자 손익계산을 따지며 본선전략 마련에 분주했다.

특히 예비후보들인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과 이계안(李啓安) 의원측은 "오 후보의 현 지지도는 거품"이라면서 "오의 바람을 잠재울 적임자는 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 후보측은 오 후보의 당선이 무미건조한 흐름을 보이던 여당의 경선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강 후보측 오영식(吳泳食) 대변인은 "본선경쟁력에 대한 당원들의 판단과 평가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강 후보를 밀어줘 `바람 대 바람'의 구도로 가는 것이 현단계에서는 최선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이른바 `대세론'이다.

강 후보측은 당내 경선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보다는 본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눈치다.

전략기획 담당인 민병두 의원은 "오 후보의 거품은 본게임이 진행되면서 정책역량이나 삶의 노정 등 실체가 드러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선거가 다가올 수록 정당지지율은 근접해 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 당 지지율로 오 후보가 이득을 보고 있지만, 거품이 꺼지고 당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계안 후보측은 오 후보의 등장으로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으로는 `오풍(吳風)'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상황인식이 확산될 경우 경선판도가 뒤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오 후보와 강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15%(지난 21일 CBS 조사)까지 벌어졌고, 이런 추세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강풍'으로는 `오풍'을 이길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얘기다.

이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와 강 후보 모두 `이미지'를 중시하는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각'이 서지 않는다"면서 "바람을 잡으려면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당내 인식이 확산되면 이 후보쪽으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 후보가 당선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세훈을 이길 후보는 이계안 뿐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후보는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당시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대세론이 확산됐었다"며 "당시 이 후보로는 본선인 대선에서 진다고 판단한 당원들이 노무현(盧武鉉)이라는 숨은 진주를 찾아내서 결국 이겼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대안론'이다.

그러나 이 후보측이 설령 반사이익을 얻더라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많다.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데다, 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중시하는 맹 후보를 이겼다는 점도 무시못할 대목이다.

한 당직자는 "지지율 격차가 줄 수는 있어도 대세는 못바꾼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