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25일 서울 잠실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실시됐다.

홍준표 오세훈 맹형규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진 이날 경선에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한 오 후보의 '바람'과 일찌감치 경선에 대비해 온 홍·맹 두 후보의 '조직력'이 맞서면서 접전을 벌였다.

경선 선거인단은 대의원 2354명(20%),당원 3549명(30%),일반국민 3549명(30%),여론조사 2363명(20%) 등 총 1만1815명으로 구성됐다.

○연설 대결=경선 실시에 앞서 세 후보는 정견발표를 갖고 불꽃 튀는 '연설'대결을 펼쳤다.

세 후보 모두 내년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서로 자신이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맨 먼저 나선 맹 후보는 '검증된 후보론'을 강조했다.

그는 "여당의 강금실 후보를 실력으로 누를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라고 반문하고 "비전과 정책으로 준비된 후보만이 보라색 이미지 후보를 물리치고 국민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때려잡는 노무현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되찾는 일"이라며 "2007년 대선승리의 제단에 몸을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맞짱론,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수도시민의 이름으로 수도분할 세력을 심판하는 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장은 15조원의 예산을 집행하고,1000만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

'대찬 사람'이 아니면 감당하지 못한다"면서 "이미지 대결로는 안 되며 나발론 특공대,홍준표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강북 서민의 마음을 되찾아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내가 그렇게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필승후보론'을 내세웠다.

그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열린우리당의 두 배여서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다,이제 오세훈 덕분에 강금실 거품이 꺼졌으니 누가 나가도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 들려온다"며 "그러나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당의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패배했다"고 상기시켰다.

오 후보는 "홍 후보가 참신한 정치를 바라는 중간지대의 유권자를 끌어올 수 있나.

맹 후보가 젊은 보수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가장 적격이라고 보나"라고 반문한 후 "내가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데 적격이고,정권을 찾아오는 초석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시장 치켜세우기=후보들은 막판 '이심(李心·이 시장의 의중)'에 호소,주목을 받았다.

맹 후보는 "이명박 시장의 업적을 계승해 수도서울을 3만달러 시대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고,홍 후보는 "이 시장의 강한 추진력이 서울을 바꿨다"고 치켜세웠다.

'잘했다 이명박,잘한다 맹형규' 등의 플래카드도 엿보였다.

이날 경선장에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 시장은 축사를 했지만,박근혜 대표는 뒤늦게 참석하는 바람에 축사를 하지 못했다. 박 대표는 경선과 같은 시간대에 열리는 '인천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후 경선장에 도착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