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의 핵심인 농업 부문의 이견이 이달말의 시한을 끝내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고 협상 핵심 관계자들이 21일 일제히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WTO가 농업과 공산품 등 핵심 부문의 이견을 어떻게해서든지 좁히기 위해 내주초 막판 접촉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WTO는 당초 연말까지 뉴라운드 협상을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연합(EU)의 피터 만델슨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헬싱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업) 협상이 이달말의 시한을 넘길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연 추가 협상을 가져야할지 의문스럽다"고 강한 회의감을 보였다.

만델슨 위원은 미국이 농업 협상에 "현실성있게" 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미측은 만델슨의 비난에 즉각 강하게 응수했다.

미 무역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회견에서 "EU가 대외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데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그럴 여력이 있으면 협상에 힘을 쏟아 어떻해서든지 진전시킬 궁리를 하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제네바의 미 관리도 "EU가 농업 협상을 타결할 생각이 과연 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농업과 공산품관세 협상을 실무 주도해온 인사들도 이달말의 시한안에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잇따라 실토했다.

농업 협상을 주도해온 크로퍼드 팔코너 뉴질랜드 WTO 대사는 이달말의 시한을 넘길 것이 확실하다고 좌절감을 보였다.

공산품 협상을 주도해온 캐나다의 돈 스테픈슨 WTO 대사도 "여전히 타협 가능성이 요원하다"고 실토했다.

WTO의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은 협상에 탄력을 부여하기 위해 21일 주요 회원국 각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내주의 막판 협상에 참여해주도록 요청했다.

그는 미 의회가 백악관에 무역협상 재량권을 부여하는 이른바 `신속처리권'이 내년 7월에 만료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선진-개도권이 서로 양보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호소해왔다.

빈국의 이해를 대변해온 국제지원기구 옥스팜의 루이스 모라고 회장은 미국과 EU가 서로를 비난하는데 대해 "주요국들이 이견을 좁히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서로를 몰아붙이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헬싱키.워싱턴 AP.로이터=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