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02만 명에 그친 반면 밖으로 나간 여행객은 1007만 명에 달했다.

관광객 출초(出超)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개개인의 해외 씀씀이까지 커지고 있어 관광수지 적자는 6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광부문에서의 ‘밑지는 장사’를 일거에 반전시킬 수 있는 묘수는 달리 없다.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들여 지갑을 활짝 열게 하고,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안으로 돌려 '인트라 바운드'(내국인의 국내 여행)의 볼륨을 키우는 것인데 그게 여의치 않다.

국내 관광자원이 빈약하다는 것을 주요 이유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놀이공원 부문에서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훌륭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놀이공원의 양대 축은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도합 100만명 가까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해 1400여만명이 즐기는 곳이다.

각각 야외와 실내 놀이공원이란 특장점을 살린 시설 운용과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두 놀이공원을 나란히 세워봤다.

누리꾼들의 마음은 에버랜드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원 1만2040명이 참가한 다음 누리꾼 투표 결과 에버랜드가 놀이기구,퍼레이드,편의공간,동선(動線) 구조,음식,접객 서비스,입장료 등 모든 비교 항목에서 롯데월드를 압도적 표 차이로 따돌렸다.

비교 항목별로 보면 누리꾼들은 최저 73.0%(입장료)에서 최고 90.3%(접객 서비스)까지 에버랜드 편에 섰다.

롯데월드는 놀이기구,입장료,동선 구조 등 3개 항목에서만 20~30%대의 클릭을 받으며 선전했을 뿐 나머지 모든 부문에서 9.7~15.8%의 낮은 지지율에 허덕였다.

에버랜드가 그 규모와 30년 운영 노하우 및 기념 이벤트,야외 놀이공원으로서의 계절적 이점 등을 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평가 결과다.

최근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롯데월드에 대해 차가워질대로 차가워진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아이디 '홍련'은 "놀이시설의 재미나 동선구조를 떠나서 일단 안전이 확보돼야 할 것 아니냐"며 "에버랜드는 안전에 대한 염려가 있는 상황이면 아르바이트생도 놀이기구를 멈출 수 있는 권한을 줄 정도로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월드가 접객 서비스에서 가장 낮은 클릭 수를 보인 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잘 설명해준다.

롯데월드는 그러나 접근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디 '로가디수'는 "도심에 있고 지하철과 바로 연결된 롯데월드가 접근성이 낫다"며 "시간계획 때문에 한데 어울리기 힘든 친구들과 잠깐 들르기 좋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가족나들이에 알맞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faith'는 "녹지 공간이 풍부하고 시골이라 공기도 좋아 가족끼리 나들이 가기에는 에버랜드가 제격"이라고 평했다.

놀이기구에 대해서는 서로의 최고 탑승물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에버랜드를 선호하는 누리꾼들은 롯데월드의 '자이로드롭'을 옮겼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많이 달았고,롯데월드를 선호하는 누리꾼들은 에버랜드의 '독수리요새'를 탐나는 놀이시설로 꼽았다.

김재일·차기현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