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이 20일 후보등록과 함께 시작됐다.

13일간의 경선전은 강금실 후보와 이계안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강 후보측은 이번 경선전을 '오풍'(吳風·오세훈 바람) 등장 이후 한풀 꺾인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을 다시 살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강 후보가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달리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강 후보측은 서울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콘텐츠(비전과 정책)를 제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샐러리맨에서 대기업 사장으로 발돋움한 '성공한 CEO형' 정치인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키면서 실물경제 감각과 업무추진 능력면에서 강 후보에 비해 확실한 경쟁우위에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측은 "그동안 정책을 차분히 잘 준비해온 데다 일에서는 변호사보다 우리가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경선의 바람몰이를 통해 강풍으로 변한 '오풍'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조차 기대만큼 경선 흥행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앞장서 강 후보를 여당 후보로 일찌감치 기정사실화하는 바람에 맥이 빠져버린 탓이다.'애당초 이계안 카드를 살려놓았어야 했다'는 때늦은 후회도 없지 않다.

관심이 쏠린 한나라당 경선을 바라보면서 고민이 더 쌓이는 형국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