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리더십'의 산실로 현대차그룹을 글로벌기업으로 이끌어온 기획총괄본부가 영욕의 5년 세월을 거쳐 대폭 축소될 운명을 맞았다.

현대차그룹이 19일 투명경영 및 계열사별 자율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기획총괄본부 조직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구체적인 기획총괄본부 개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보다 역할과 위상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MK의 일사불란한 '불도저식 경영'을 뒷받침해온 '공(功)'에도 불구하고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 야기 등은 '허물'로 남게 됐다.

기획총괄본부는 2001년 9월 현대차가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될 당시 만들어졌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차 간 중복투자를 막고 계열사간 이견을 조율하는 등 그룹 내 현안을 총괄하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기획총괄본부는 △전략기획실 △경영기획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CL(카&라이프)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핵심은 전략기획실과 경영기획실.전략기획실은 그룹 내 계열사별 경영전략과 사업추진을 총괄한다.

현대오토넷과 카스코 인수는 물론 글로비스 상장에 대한 큰 그림도 여기서 그렸다.

후계 작업도 이곳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기획실은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 재편과 관련한 자금 조달과 배분을 책임진다.

초창기 기획총괄본부의 틀을 만든 정순원 로템 부회장과 이상기 전 부회장 등이 본부장을 거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