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입학이나 취업을 위한 상업용 유전자(DNA) 검사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올해 20세인 애실리 클레트의 여동생은 최근 DNA 검사를 통해 자신이 '2%는 동아시아인,98%는 유럽인'이라는 감식 결과를 받아낸 뒤 원하는 대학의 입학원서에 자신의 인종을 '아시아인'이라고 적었다. 결국 그녀는 입학 허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소수인종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혜택도 받고 있다.

앨런 몰다워씨도 지난해 백인으로만 생각했던 쌍둥이 입양 아들 매트와 앤드루의 DNA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의 80%는 유럽인이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피 9%,북아프리카 인종 피 11%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리 알았더라면 이들이 대학에서 재정지원을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결과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사례를 전하면서 DNA 검사가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DNA트라이브스 등 DNA 검사회사들은 99~250달러(약 9만9000~25만원)만 내면 의뢰인의 뿌리를 찾아준다고 약속하고 있다. DNA프린트지노믹스라는 회사는 아예 인터넷에 "소수 민족을 우대하는 대학에 입학하거나 정부 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검증해보라"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목적의 DNA 검사가 소수인종에 대한 장학금 혜택과 같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가 봐도 백인으로 보이는데 DNA 검사 결과 아시아인의 피가 조금 섞였다고 해서 그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대의 트로이 더스터 교수는 이에 대해 "자신들의 조상이 어떤 사람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과 권력에 다가가기 위해 DNA 검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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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검사로 알 수 있는 사항 >

-사고나 범죄시 신원 확인
-내 몸에 맞는 의약품 및 음식
-가족 및 친ㆍ인척 찾기
-조상 뿌리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