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이번 주 내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 등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비자금 사용처 수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12일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마무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대오토넷의 전·현직 사장도 금주 안으로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내주부터 현대차의 비자금이 정·관계 로비와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등에 쓰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과 관계가 있다는 의혹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대선자금 관련설에 대해 채 기획관은 "금시초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어차피 비자금의 용처에 대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자금 사용처 수사는 김재록씨 로비 의혹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어 빨리 마무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간 현대차 수사와는 별도로 김씨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해 김씨의 로비 대상 및 김씨에게 로비를 청탁한 기업들에 대해 어느 정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월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식 가치 평가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을 11일 압수수색하고 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