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식시장의 주가지수가 빈사 상태의 경제 상황을 반영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라크 증시의 주가지수는 지난해 3월 74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 최근엔 30 아래로 급락했다.

이는 정정 불안과 폭동이 계속되고 있고 정부의 통치력이 부재하며 외국인 투자 자본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2004년 6월 이라크 증시가 문을 열고 주가가 치솟았을 때는 많은 사람들은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제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라크는 지난해 실업률이 60%에 달하고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쳤다.

올해도 송유관에 대한 끊이지 않는 공격 등으로 터키를 통한 석유 수출이 중단돼 미국 정부가 계획한 10% 성장률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라크 증시에는 현재 호텔 은행 음료회사 등 94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만 오전 10시에 개장해 낮 12시에 폐장한다.

러시아산 기관총인 칼라슈니코프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지키는 이 시장에선 100여명 정도의 투자자들이 모여 주식을 사고 판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정부가 운영했던 바그다드 주식시장이 사라지고 민영기업으로 탄생한 이라크 주식시장은 아직 미성숙한 초기 단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NYT는 이 시장이 이라크에서의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이라크 경제의 정상화를 전제로 증시 활황을 기대하는 희망적인 의견도 있다.

한 투자자는 "정국 불안 등으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언젠가는 이라크 증시의 어둠이 걷힐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