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66)가 이끄는 좌파연합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10일 오후 3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여론조사기관 넥서스 주관) 결과,좌파연합이 상?하원 선거에서 50~54%의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우파 연합은 45~49%를 얻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넥서스는 이를 근거로 상원(총 315석)에서 좌파연합의 의석수는 159~170석,우파연합 의석수는 139~150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카이이탈리아TV의 의뢰로 피에폴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좌파연합이 52%를 얻어 집권 우파연합(47%)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이탈리아TV는 이를 근거로 좌파연합의 상?하원 의석수는 과반수인 167석과 340석,우파연합은 142석과 277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구조사대로 의석 분포가 이뤄진다면 좌파연합은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게 돼 향후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는 베를루스코니 정권의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으로 풀이된다.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한 지난 5년간 이탈리아 경제는 두 번이나 성장이 멈추는 등 경제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프로디는 집권 첫 해에 기업의 인건비 100억유로(120억달러)를 줄여 성장을 자극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차별성을 선전했다.

프로디의 좌파연합은 공산당부터 전 기독민주당에 이르는 9개 정당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디 전 총리는 1996년 총선에서 집권,이탈리아를 유로존(유로화를 통용하는 나라)에 가입시키는 공적을 남겼으며,1999년에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지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