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천445야드)에서 열리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골프대회 최종 라운드는 메이저대회 사상 최고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폭우 때문에 경기가 순연되면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간에 걸쳐 치러진 3라운드 결과 선두권에는 무려 11명의 선수가 3타차 이내에 포진,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없는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11명 가운데 5명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경험이 있고 세계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포함됐다.

또 3명은 그린재킷을 입었던 마스터스 챔피언 출신.
2004년 마스터스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이 일단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미켈슨은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선두에 나섰다.

마스터스 직전 벨사우스클래식을 제패한 미켈슨은 2주 연속 우승과 2년만에 메이저 3승째를 따낼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공동 2위는 노장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채드 캠벨(미국). 199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커플스는 이븐파 72타로 잘 버텨냈고 2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섰던 캠벨은 3오버파 75타를 쳤지만 미켈슨에 1타차 2위에 올라 여전히 우승의 불씨를 꺼트리지는 않았다.

2003년 휴스턴오픈에서 생애 통산 17승을 올린 뒤 내리막길을 걷던 커플스는 3년만에 우승컵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릴 찬스다.

올해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 우승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캠벨은 첫 메이저 왕관에 도전한다.

미켈슨에 2타차 공동4위 그룹에는 더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마스터스에서만 4차례 그린재킷을 입었고 메이저대회에서 10승을 올린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도 공동4위 그룹에 포함됐다.

전날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잔여 9개홀을 치른 우즈는 후반에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도 4개나 나와 3라운드 성적은 1언더파 71타.
작년에 최종 라운드 때 선두에 3타 뒤진 채 나서 역전승을 일궈냈던 우즈가 선두에 2타차 4위라는 사실에 선두권에 모인 선수 모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비제이 싱(피지)도 1타를 잃었지만 우즈와 함께 2언더파 214타로 공동4위를 달려 2000년에 이어 두번째 그린재킷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커플스와 함께 '40대 챔피언' 탄생을 향해 차근차근 길을 밟아온 로코 미디에이트(미국), 신예 팀 클라크(남아공), 유럽투어의 강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도 우즈, 싱과 함께 공동4위 그룹에 합류했다.

US오픈을 2차례 우승한 레티프 구센(남아공)과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은 나란히 1언더파 215타로 선두에 3타 뒤진 공동10위로 여전히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미켈슨에 4타 뒤진 이븐파 216타로 공동12위에 줄을 선 어니 엘스(남아공), 짐 퓨릭, 스튜어트 싱크, 빌리 메이페어(이상 미국)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우승 경쟁 후보들이다.

3라운드 종료 직후 곧바로 시작된 4라운드에서는 핀 위치가 한결 까다로운 곳으로 정해져 7천445야드의 '괴물'로 둔갑한 오거스터내셔널골프장의 코스 여건을 감안하면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모든 선수가 18번홀을 마치기 전까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연합뉴스) 권 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