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펀드가 '고위험-고수익형'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연 6%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금리가 상승 추세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떨어지자 고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선박운용은 연 9.75%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동북아선박펀드 27~30호'를 11~12일 이틀간 공모할 계획이다. 만기는 5년이며 공모는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등이 맡는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선박을 만들거나 사서 해운업체에 빌려준 뒤 임대료(용선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돌려주는 실물펀드다. 배당금은 보통 3개월마다 지급한다. 그동안 선보인 선박펀드는 대부분 선박을 건조할 때 미리 매각 가격을 정해 채권형 상품처럼 매년 안정적인 배당을 하는 구조로 돼있다.

하지만 한국선박운용이 이번에 내놓는 선박펀드의 경우 만기(5년) 때의 선박 매각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배를 팔 때 값이 오르면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팀 관계자는 "이 상품은 원금손실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비과세 혜택을 감안할 경우 연 수익률이 기존 상품 기준으로 11.5%대에 달하는 만큼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업황이 장기 호황 사이클을 보일 전망이어서 만기시 초과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며 "일정 기간 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되므로 거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상품은 투자금액 3억원까지 배당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지난달 대투증권과 농협이 판매한 선박펀드 역시 연 8%의 고수익 상품이었다. 그러나 이 펀드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의해 설립된 것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