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전 확보대전에서 승리할 비법을 찾아라.'

유전과 가스전 확보를 위해 전 세계에서 뛰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내려진 특명이다.

신(新)고유가 시대를 맞아 신흥공업국 중국과 인도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전 세계 에너지자원을 싹쓸이할 태세여서 이들과 대적해 이길 비장의 무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규모 유전광구를 낙찰받은 나이지리아에서 '한국형 유전 공략 비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현지에 발전소를 지어주는 조건으로 석유공사 등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이 한국형 전략의 골자다.

정부도 에너지기업과 인프라·플랜트 업체간 동반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나이지리아,동반진출로 골리앗 이겨

석유공사가 나아지리아에 공을 들인 것은 2003년부터.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매장량 20억배럴 규모의 해상 유전광구를 개발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나이지리아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한국에 초대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를 맺기 시작했다.

더불어 나이지리아가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국전력과 함께 광구 낙찰 준비를 시작했다.

국제입찰이 진행된 것은 지난해 7월.엑슨 모빌,쉘,스타트오일(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등이 지대한 관심을 가졌으나 결국 발전소 건설 카드를 제시한 한국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 자리에서 최종계약이 맺어졌다.

마지막까지 우리측을 괴롭히던 인도국영석유회사(ONGC)도 손을 들었다.

앞으로 한국전력은 나이지리아에서 가스발전소 2기(225만kW)를 세운다.

가스는 나이지리아 해안에서 1200km를 관으로 끌어온다.

한전이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구매를 약속했으며 한전은 20년 뒤 이 발전소를 나이지리아 정부에 넘겨준다.

석유공사와 대우조선해양 등은 탐사 시추 등을 거쳐 2014년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이지리아 광구의 한국측 지분은 60%이며 20억배럴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측 배당만 2억4000만배럴,1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범 업계 차원으로 확산

나이지리아의 성공을 바탕으로 에너지기업과 발전설비 플랜트 조선 통신 등 주력산업이 동반진출하는 방안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엔 '에너지산업 해외진출협의가'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여기엔 공기업 민간기업 지원기관 등 14곳이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석유공사 한국전력 가스공사 광업진흥공사 등 4개 에너지 공기업 △SK㈜ 대우인터내셔널 GS칼텍스 포스코 삼성물산 고려아연 삼탄 등 민간 자원개발 기업 7개 △KOTRA 플랜트협회 수출보험공사 등이다.

협의회 초대회장은 황두열 석유공사 사장이 맡았다.

협의회 회원 대표들은 기초조사 공동수행,해외 인프라 공동수행,해외진출 컨소시엄 구성 검토 등에 대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세균 산자부 장관은 "앞으로 조선 석유화학 통신 건설 등 유관산업의 참여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