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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휴 교수의 경제사 산책] (6) 대기업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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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가.

    대기업은 여러 소단위업체로 구성돼 피라미드 형태의 경영자그룹이 운영한다.

    역사적으로 기술이 진보하고 시장이 커지면서 소단위 단일기업이 시장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것보다 대기업의 자원배분이 더 효율적일 때 등장했다.

    반복적 거래를 내부화해 거래비용을 줄이고,구매·생산·분배를 결합시킨다.

    정보비용도 절감하고,원자재와 제품흐름을 긴밀히 계획조정,표준화해 개개단위의 인적·물적 자원이용 속도를 빠르게 한다.

    전문경영인이 현물,금융자산의 지속적 흐름이 가능하도록 해 자본비용을 낮추면서 효율을 높인다.

    이러한 대전환이 19세기 말 미국 독일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1차대전 이후 일본에 파급됐다.

    대기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첫째,시장확대였다.

    인구증가,도시화,국민소득증대로 시장이 커지고 교통통신발달로 전국적 시장권이 성립됐다.

    둘째,기술혁신진전이다.

    이 시기에 구미에서 2차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신산업부문(기계 화학 전기 석유 자동차) 기술혁신으로 대량생산의 기초가 마련됐다.

    셋째,19세기 말 장기불황기에 기업들이 수직·수평적으로 결합하고 산업조직 독과점화가 진행되면서 대기업화가 더욱 진전된 것이다.

    미국에서 대기업은 교통통신,대량분배,대량생산에 이어 대량생산과 대량분배가 결합하는 순서로 나타났다.

    미국은 땅이 넓어 교통통신발달이 필요했다.

    넓은 지역을 포괄하려면 기업규모가 커야 했고 필요한 자금규모도 컸다.

    당시 미국 상업은행들은 지점망이 빈약하고 소규모여서 대규모 장기시설자금을 조달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이미 19세기 초 운하건설 때부터 정부와 런던자본시장 역할이 컸다.

    미국철도산업 자체가 대기업의 산실이었다.

    철도건설,합병 때 투자은행이 주식·사채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미국식 기업지배구조 형성의 역사적 연원이다.

    외부자금을 대규모로 동원하자니 재무관리,감사가 중요했다.

    열차충돌사고를 막으려면 중앙에 정보를 집중시켜 신속처리하는 것도 중요했다.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이 정비되고 전문경영인도 많이 필요했다.

    기술진보와 회계방식 혁신도 촉진됐다.

    철도산업은 가히 미국 경영혁명의 효시였다.

    대량분배의 등장, 즉 유통구조혁신도 이때 이루어진다.

    1870년대까지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던 도매상이 직접 구매 판매하며 포장,상표부여,광고,신용판매기능까지 갖춰 대형화한다.

    취급상품 규모가 늘면서 단위비용이 감소하고 이윤이 증가했다.

    백화점,통신판매점,연쇄점 등 대량소매상도 바로 이 시기에 성장한다.

    유통산업에서는 규모보다 재고순환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마케팅에 중점을 둬야 경쟁력이 있었다.

    또한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경영의 관건이었다.

    1880∼1890년대에 신산업부문에 대량생산이 일찍 도입됐다.

    그러자 기존유통망으로 물량소화가 어려워 자체 유통망을 만들기 시작한다.

    즉 제조업이 도매상기능을 흡수하고 자체 구매망도 조직했다.

    새로운 담배제조기 2대로 세계적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된 궐련 등 저가소비재,살균처리기술과 냉장차 개발로 제품거래범위가 급격히 넓어진 부패성 식품(포장육 맥주 우유),특히 전문지식,기술,정비,수리,할부금융 제공이 판매에 필수적인 복잡한 기계신상품(농기계 재봉틀 타자기 펌프 엘리베이터) 부문이 이에 해당한다.

    이 산업들은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을 결합시켜 가격을 낮추고도 높은 이윤을 유지하며 과점적 지위를 확보했다.

    선점한 기업이 조직한 자체 유통망이야말로 신규기업에 가장 큰 진입장벽이었다.

    카르텔을 불법화한 셔먼법(1890)은 되레 기업합병을 부추겼으며 독점적 산업조직이 형성된다.

    이때 비용절감을 못하면 도산했다.

    대량생산과 대량분배결합에 성공한 신종산업에서 기업집중과 대기업이 잘 유지될 수 있었다.

    지금도 대기업의 산업별 분포는 이때와 비슷하다.

    1950년대에는 다품종기업이 등장한다.

    듀폰사는 1차대전 이후부터 자원재배분을 위해 다각화를 시도한다.

    기업조직도 품목별 디비전으로 개편했다.

    각 독립적인 품목 디비전에 회계,구매,제조,판매,연구개발 부서를 설치하고 중앙기획실은 장기기획조정,평가에 주력하는 M(멀티 디비전)형 구조이다.

    GM은 듀폰과 다른 방식으로 M형 다품종기업으로 전환하면서 각 소득계층의 기호에 부응하도록 차종을 다양화했다.

    이후 GM의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단일모델을 고집하던 포드를 앞질렀다.

    1970년대 이후 비관련 다품종대기업이 증가했다.

    이들은 다각화보다는 기업인수합병방식으로 형성됐다.

    자본비용절감,합리적 경영자원 배분 등의 이점은 있으나 관련 다품종기업보다 수익률,국민경제기여 면에서 뒤떨어졌다.

    이어 독일 대기업,영국기업,최근의 벤처자본을 살핀 후 대기업의 공과를 평가하기로 하자.

    서울대 경제학 dyan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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