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맑음,국민은행 다소 흐림.'

올 1·4분기 여수신 분야의 은행영업 성적표다.

은행 영업대전(大戰)의 격전지인 수신과 대출분야에서 올 들어 우리은행이 두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경우 1분기 중 수신과 대출 잔액이 소폭 줄어들었다.

펀드판매 시장에선 국민은행의 독주가 계속됐다.

7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빅 4'를 대상으로 1분기 영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인수·합병(M&A) 과정을 겪은 은행들은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 비해 한발 물러서 '자체성장' 전략을 꾀한 은행들은 실적 호조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최근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의 3월 말 현재 총수신(예금+펀드) 잔액은 129조9866억원으로 지난해 말(131조5893억원)에 비해 1.2% 감소했다.

대출금 잔액도 지난달 말 122조1797억원으로 지난해 말(122조2952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든 하나은행도 총수신 잔액이 72조7981억원으로 0.4%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총대출 잔액은 3월 말 현재 64조2284억원으로 1분기 중 5.9% 성장했다.

조흥은행과의 통합으로 바쁜 연초를 보낸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말 총수신과 총대출금 잔액은 각각 61조7264억원과 47조322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와 2.7%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이에 비해 올 들어 '자체성장론'을 펼치며 관전자의 입장에 선 우리은행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현재 우리은행의 대출금 잔액은 80조3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무려 7.8%나 급증했다.

총수신 잔액도 92조4640억원으로 2.4% 늘어나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여수신 확대에 힘입어 우리은행 자산은 3개월 만에 10조원이나 늘어 처음으로 15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부문에서 국민은행을 제치고 은행권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관련,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지난 6일 월례조회에서 "모든 직원들에게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펀드판매만을 놓고 보면 국민은행이 전년 말보다 3조7913억원(25.1%) 증가한 18조8866억원을 기록,증가액과 증가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는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은 M&A전쟁에 휘말려 외형 확대에 신경을 쓰지 못한 반면 우리은행은 M&A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성장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고 통합 신한은행이 새출범한 만큼 오는 2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영업전쟁이 불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