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대폭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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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8%,최고 5000만원.'
SC제일은행은 최근 이 같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무작위로 보냈다.
경기 회복에 따라 개인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벌이는 저인망식 대출 마케팅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달 초부터 '타은행 대출이 연봉의 두 배가 있더라도 연봉만큼 추가로 대출을 해드립니다'라는 이메일을 직장인들에게 뿌리고 있다.
은행권이 개인 신용대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정부 규제로 타격을 입게 되자 개인 신용대출에서 대출 영업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3월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우리메디클럽(MEDI CLUB)'을 내놓은 데 이어 교사 변호사 회계사 금융인 등 고객별로 세분화된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월에 출시한 직장인우대신용대출(WPL)이 하루 평균 50억원씩 판매되고 있으며 병원의 사무직까지로 대상을 확대한 메디클럽 상품은 하루에 20억원씩 판매될 정도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올 들어 1조6500억원 증가,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도 신용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서정호 하나은행 부행장은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포화상태여서 개인 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직문직 등 고객군별로 차별화된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은행원을 대상으로 하는 '뱅커스론'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이 신용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으로 개인의 신용리스크는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부실이 나면 고스란히 손실로 연결되는데,지금처럼 경기 회복기에는 신용대출의 부실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은행간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과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차이는 2~3%에서 최근 1~2%로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의 '직장인우대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7% 수준으로 아파트담보대출 금리(평균 연 6%)와의 격차가 1%포인트가량에 불과하다.
은행권뿐 아니라 저축은행도 신용대출 영업에 본격 나섰다.
직장인 대상의 인터넷 전용대출 상품인 '알프스론'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올 들어 월평균 신규 대출액이 전년 대비 50%가량 늘어난 25억원을 기록했다.
성남 일산 등 수도권을 기반으로 영업 중인 토마토저축은행은 조만간 수원과 평택에도 신규지점을 내는 등 영업망이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신용대출 영업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한마음이주공사와 제휴해 워킹비자를 받아 해외에 나가서 돈도 벌고 공부도 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상품 '인턴쉽대출'의 금리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저축은행 업계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연 40%대에 형성돼 있는 것에 비해 이 상품에는 연 10%대의 금리를 적용,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설명이다.
장진모·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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