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기는 워크맨에 밀려났고,워크맨은 CD플레이어에 밀려났고,CD플레이어는 MP3플레이어에 밀려났다.


MP3플레이어는 과연 어떤 기기에 밀려날까.


최근 MP3 전용 칩을 장착한 MP3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MP3플레이어를 본격적으로 대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보조금이 허용된 후 MP3폰을 비롯한 뮤직폰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메이커들은 뮤직폰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다양한 모델을 내놓았다.


이 바람에 MP3플레이어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로 뮤직 기능을 내는 기존 뮤직폰은 음질이 선명하지 않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해 MP3플레이어를 대체하기엔 미흡했다.


그러나 뮤직폰 중 MP3폰은 음질과 메모리 등에서 MP3플레이어에 별로 뒤지지 않는다.


그 만큼 위협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MP3칩을 장착한 '목걸이형 MP3폰'(SPH-S4300)을 내놓았다.


MP3칩이 들어 있어 음질이 깨끗하고 여러 기능을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


또 1기가바이트(GB) 플래시메모리를 장착,무게가 77g밖에 안되는 데도 노래 250곡을 저장할 수 있다.


삼성은 각종 음악 전용 키가 있고 8GB 하드디스크가 들어간 '슈퍼뮤직폰Ⅱ'(SGH-i310) 개발도 끝내고 곧 시장에 내놓는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이 제품에 대해 "MP3플레이어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제품"이란 말이 돌고 있다.


LG전자의 인기 모델 '초콜릿폰'에도 MP3 전용 칩이 들어 있다.


이 휴대폰은 록 재즈 클래식 팝 등 8가지 장르의 음색을 살리는 이퀄라이저 기능도 갖췄다.


512메가바이트(MB)의 MP3 전용 메모리를 장착해 노래 120곡을 저장할 수 있다.


올해 내놓은 '업앤다운 슬라이드 뮤직폰'은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 무선 헤드셋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팬택계열이 올 초에 선보인 '킬러사운드폰'(PT-L1900)은 오디오나 홈시어터에서 사용하는 디지털앰프 칩을 탑재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주크박스폰'(IM-U110)은 1GB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내장,노래 25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음질을 제대로 내는 '17파이 스테레오 스피커'도 갖췄다.


MP3폰은 이미 MP3플레이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레인콤 코원 디지털큐브 등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들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MP3플레이어 사업 비중을 낮추면서 PMP 등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MP3플레이어 '아이팟'으로 성공한 미국 애플은 아예 휴대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