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려면….' 그 답은 영어회화에 능통하고 3.5km 거리를 20분 내에 주파하며 독방에서 일주일 동안 견디는 인내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인체 균형감각마저 잃는 극한 환경에서 생기는 우주 멀미를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부는 내년 4월 러시아에서 발사되는 소유즈 우주선에 오를 한국인 첫 우주인 선발 작업을 오는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작업은 올해 12월 중순까지 4단계로 나눠 계속하며 최종 선발된 우주인 2명 중 1명이 우주선을 탄다. 첫 우주인 도전자는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녀로 키 150∼190cm(앉은키 80∼99cm),몸무게 50∼95kg,발크기 29.5cm 이하,나안시력 0.1,교정시력 1.0 이상의 신체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 혈압은 수축기 최고 140∼최저 90,이완기 최고 90∼최저 60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과기부는 오는 7월 중순 지원자를 대상으로 1단계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이 단계에서는 3.5km 거리의 단축 마라톤으로 체력을 측정하며 20분 내에 뛸 수 있어야 합격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영어 상식 필기시험을 치르며 이 단계에서 300명을 선발키로 했다. 이들은 이어 극한의 우주 환경에 견디는 정신력과 심리상태를 측정하는 2단계 시험을 치르며 여기서 30명을 뽑는다. 이들 30명은 3단계 시험으로 24시간 지속 심전도 검사와 뇌영상 촬영 등 특수 신체검사를 받는다. 우주 멀미와 무중력 적응성 등 우주환경 적응검사도 실시한다. 이 시험에서 10명을 선발해 4단계 시험을 치르도록 할 예정이다. 10명은 1주일 동안 독방에 배치돼 고강도 우주 적성시험을 본다. 이 시험을 통해 2명을 최종 선발하고 내년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로 파견,기초·고등훈련을 시킬 계획이다. 1명은 우주선에 오르며 다른 1명은 지상의 미션컨트롤센터에 머무르면서 비행 상황을 모니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 첫 우주인은 러시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열흘간 머물게 된다. 우주인은 특히 전문 과학자들이 주문한 7가지 과학실험을 수행하고 지구와 방송 연결을 통해 '국민들과의 대화' 시간도 갖는다. 과기부는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한 뒤에는 '과학대사'로 임명,과학의 중요성을 홍보토록 할 계획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