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한 택시 기사가 중국에서 '신 경영 전도사'로 떠올랐다.

현지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임직원을 상대로 최근 강연한 데 이어 오는 8일엔 중국의 부자들만 출연하는 상하이TV의 인터뷰 프로그램인 '차이푸 런성(財富 人生,포천 라이프)'에 나와 그의 돈 버는 법을 소개한다.

택시 기사 장친(42·사진)은 그의 차를 탄 MS 중국의 임원이 블로그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MS 중국의 류룬은 장친이 들려준 택시 운용 비용과 고객 및 시장에 대한 분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장이 비용 절감 전문가로 보였다는 류룬은 장을 초청해 45분간 그의 동료들을 위해 강연하도록 주선했다.

택시기사의 강연은 박수 때문에 8차례 중단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7년 택시기사 경력의 장이 한 달에 버는 순수입은 8000위안(약 100만원).동료들 평균 수입은 월 2000∼3000위안이다.

그가 풀어놓는 비결은 우선 장거리 손님이 많은 곳을 자체 통계를 통해 분석해 활용한다는 것.손님이 몰리는 유명 전시회 일정을 챙기는 한편 라디오 방송 정보를 이용해 교통 정체 구간을 피하는 것도 그의 노하우다.

외국인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대화도 고수익을 위한 전술이다.

출장온 외국인 손님이 특정일을 잡아 택시를 빌릴 경우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택시를 잘 관리해 불필요한 수리비도 줄인다.

푸단대의 구샤오밍 경영학 교수는 "장의 사례는 일반인도 MBA 수준으로 일을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는 장의 능력이 택시기사로 썩기에는 아깝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직업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장은 "상하이에서 가장 행복한 택시기사가 되고 싶다.

유명해지고 경영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