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 코스닥 벤처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의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05 사업연도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벤처기업 384개사의 작년 매출액은 15조3천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천221억원으로 32.3% 줄고 순이익은 3천529억원으로 51.7%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 벤처사 실적악화 = 코스닥 일반기업 435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7%와 1.7% 늘어나고 순이익 감소율도 19.7%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 같은 벤처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적반적인 업황 둔화와 함께 우회상장 등 인수합병(M&A)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잠재 부실이 재무제표상에 대거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 파트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아울러 벤처기업들 중에는 지난해 인수합병 대상이 된 곳들이 많아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부실을 장부에 반영하면서 손실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활발한 우회상장과 함께 테마를 형성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포함된 오락.문화 업종은 순이익이 64.6%나 급감하는 등 주가에 비해 실적은 볼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통신방송 등 IT 선전 = 이에 반해 IT 업종의 경우 통신방송서비스를 위시해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GS홈쇼핑[028150], CJ홈쇼핑[035760], LG텔레콤[032640] 등 대형주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은 순이익이 202.9% 급증했다. 디지털콘텐츠, 소프트웨어, 인터넷 업체들이 포함된 IT 소프트웨어 업종도 실적 개선으로 적자폭이 줄었다. 인터넷업종의 경우 중국 출자에 따른 영업권 상각으로 NHN[035420]의 순이익이 449억원(83.1%)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개선폭은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반도체, IT부품, 정보기기, 통신장비 등 IT 하드웨어 업종은 레인콤[060570], 이레전자산업[045310], VK[048760], 주성엔지니어[036930]링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순이익이 59.5% 줄어드는 등 부진을 보였다. 이밖에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과 증시 활황에 힘입어 벤처캐피털 11개사 모두 실적이 호전되는 등 금융을 비롯해 건설, 서비스 업종은 실적 개선을 보인 반면 제조, 운송 업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중 순이익 흑자 기업은 아이즈비전[031310] 등 566개사로 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68.1 %를 차지한 반면 적자 기업은 하나로텔레콤[033630]을 비롯한 265개사로 31.9%를 기록했다. 흑자기업 비율은 지난해 72.4%보다 낮아진 대신 적자기업 비율은 지난해 27.6%보다 높아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