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로 증시가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1380선에 바짝 다가섰다.


3월 이후의 1300∼1350선의 박스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도 4일째 오르며 677.28로 마감,680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외국인의 매수 배경은 해외펀드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꼽힌다.


한국관련 해외펀드로 들어온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은 1분기에 이미 작년 한해치에 육박했다.


석 달째 이어진 조정으로 한국 주식의 가격 매력이 높아진 점도 매수요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원화 환율 하락과 이에 따른 실적우려,경기둔화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반등속도가 다소 빠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유동성 위축은 기우?'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3월 첫째주에 1조1000억원어치를 팔았지만 이후 매수로 전환,2~4주째는 매주 200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3일에는 하루에 25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임정석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평소 6000억~7000억원 안팎이던 외국인의 총 매수 규모가 최근 3일 연속 1조원을 웃돌고 있는 점은 외국인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수 전환의 배경으로는 끊임없이 유입 중인 해외펀드자금을 꼽을 수 있다.


한국관련 4개 펀드인 글로벌이머징마켓(GEM) 아시아(일본 제외) 인터내셔널 퍼시픽리전 펀드로 1분기 중 유입된 자금은 305억6400만달러로 지난 한해 307억4200만달러의 99.4%에 달했다.


각국의 금리인상 행진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머징마켓으로의 자금 유입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상승속도 너무 빠르다'


외국인의 매수전환은 우리 증시가 세 달가량 조정받아 저가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UBS증권 안승원 전무는 "해외 유입자금은 풍부한 데 비해 주가는 장기간 조정으로 가격매력이 높아진 점이 매수 배경"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위원은 "인도 대만 등 아시아 다른 나라에 투자하던 해외펀드 자금이 순환매 차원에서 저가매력이 커진 한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임정석 센터장은 "외국인 매수는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의 이벤트성 호재가 임박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면서 "실적부진 환율불안 기관매도 등을 감안할 때 단숨에 1400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승원 전무도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강한 반등으로 가격매력이 희석된 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3월 한 달간 해외펀드 유입규모가 지난 1,2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감안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