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B 전쟁] (5) PB의 '이혼설계 서비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헤지펀드 업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두 번째 이혼 때 25년 동안 결혼을 영위하며 두 자녀를 둔 부인 수잔에게 8000만달러의 위자료를 주는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반면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는 13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 전 부인 제인 비슬리에게 무려 1억8000만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했다.
웰치보다 부자이고 결혼생활 기간도 길며 자식까지 낳은 소로스가 훨씬 적은 위자료를 지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혼전 계약서'다.
최근 미국의 부자들은 너나할것 없이 혼전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혼전계약서가 결혼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질 정도다.
어린 한국계 여인을 세 번째 신부로 맞은 니컬러스 케이지,이혼남 백댄서를 두 번째 남편으로 맞이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모두 혼전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 내용 중에는 주중 섹스의 최저 횟수,바람을 피울 경우 내는 벌금액,고의로 거짓말 할 때의 페널티 등 기발한 조항들이 들어 있다.
이런 혼전계약서 등과 관련된 일은 이혼전문 변호사들의 소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위 '라이프케어'(인생관리)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프라이빗 뱅커들이 이를 대행하는 추세다.
이른바 '이혼설계 서비스'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앞둔 시점에서 미리 헤어질 것에 철저히 대비하는 미국인들의 정서는 한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미국 PB들은 최고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고객의 결혼 전부터 이혼계획을 짜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상속 설계도 미국 PB들이 제공하는 핵심 업무 중 하나다.
상속세를 아끼고 가장 많은 부를 다음 세대에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PB들이 떠맡고 있다.
심지어 어느 자녀들에게 더 많은 재산을 증여할 것이가 하는 고객의 판단에까지 관여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자산가들이 재단을 설립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문화가 발전한 것도 그 속에 '상속세 절세'라는 경제적이며 실리적인 이유가 숨어있다고 프라이빗 뱅커들은 귀띔한다.
이처럼 프리이빗 뱅커들이 자산가들에게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에는 한계가 없다.
고객의 개인적인 문제로까지 업무가 확대되면서 '신뢰'는 프라이빗 뱅커들의 최고 덕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뉴욕 전통 은행인 와코비은행의 캐더린 플린 웰스매니지먼트(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은 "훌륭한 프라이빗 뱅커는 결코 고객의 정보를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며 "고객 자신이 스스로 본인의 배우자나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는 세세한 정보들을 알려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진정으로 훌륭한 토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라이빗 뱅커가 됐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