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에는 15%의 원칙이 있다. 자신의 노동시간 중 15%를 자신의 일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흥미있는 일이나 꿈을 키워나가는데 사용해도 좋다는 불문율 같은 원칙이다. 3M의 기술자들은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이는 곧 독특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3M의 성공요인은 바로 그들만의 '기업문화' 덕분이다. 톰 피터스는 초일류기업의 공통적인 문화적 특성을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실행중심,고객지향,자율성과 기업가 정신,인간존중,핵심가치의 중시 등이 그것이다. 이런 기업문화는 어느 한순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사회와 시장의 패러다임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로마시대나 조선왕조시대의 문화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새로운 기업문화를 조직개편처럼 쉽게 만들 수 있을까. 기업문화는 무엇이며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기업문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드거 샤인이 40여년 간의 조사연구 결과를 토대로 쓴 '기업문화 혁신전략'(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옮김,일빛)이 이런 질문에 대해 풍부한 실천적 사례와 명쾌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샤인은 이 책에서 기업문화를 세 가지 인지의 단계로 나누고 있다. 첫 번째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느끼는 인위적 요소에 대한 인지 단계이다. 건물의 건축양식이나 실내 인테리어,분위기,사람들의 태도 등 눈에 보이는 조직의 구조와 프로세스가 그것이다. 두 번째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로서 정직함과 팀워크,고객 지향,상품의 품질과 같은 근본적인 가치들을 인지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는 구성원들이 서로 공유하고 있는 암묵적 가정을 인지하는 단계이다. 조직이 성공하면서 모두가 공유하고 정당하게 여기게 된 설립자의 경영 철학,신념,가치를 인지하는 단계로서 구성원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태도를 좌우한다. 저자는 기업문화를 혁신시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회사 내부의 핵심가치를 공통의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몰입'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성원들의 자발적 몰입을 이끌어낼 것인가. 무엇보다도 먼저 변화를 위한 동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샤인은 주장한다. 동시에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동참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선에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문화는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구성원들의 다양한 행동 특성을,서로가 공유하는 하나의 가치관과 행동 양식으로 일치되도록 기업문화를 가꾸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샤인은 책 전반에 걸쳐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기업문화를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내면 의식 속에 자리잡게 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샤인은 리더들에게 "만약 당신이 문화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문화가 당신을 관리할 것이며, 당신은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