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는 요즘 윤리경영 부문에서 상복이 터졌다. 윤리 경영과 관련한 상은 몽땅 쓸어가다시피 한다. 지난 2월14일 한국기업윤리학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열린 한국기업윤리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선 업계 최초로 한국기업윤리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동부화재는 기업의 참신 경영,사회적 책임 수행,전문경영인 자질 등 3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앞서 같은 달 8일엔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제 5단체로부터 투명경영 대상도 수상했다. 또 작년 9월엔 전경련 기업윤리임원협의회 겸 워크숍에서 윤리경영 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사례)를 발표했다. 이어 11월 전경련과 주한 영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선 국내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윤리경영 우수 기업으로 뽑혀 우수 사례를 소개했다. 아직도 리베이트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손보업계 풍토에서 한 회사가 이같이 윤리경영 부문을 인정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윤리경영 실천한다' 윤리 경영은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정화하고 혁신하는 과정이며 이를 올바로 실천하지 못한 기업은 존망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게 동부화재의 인식이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59)은 "미국의 엔론사도 도산하기 직전까지 사회 공헌 등에 앞장 서 항상 존경받는 기업의 상위에 랭크됐다"며 "그러나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하지 못해 끝내 분식회계의 덫에 걸려 도산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단기 이익을 위해 무리수를 두다 보면 결국 장기성장 기반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경영 비전을 '디지털 경영을 선도하는 고객만족 최고의 종합 금융서비스 회사'로 정하고 윤리경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01년 10월 '윤리 강령' 및 '윤리강령 실천 지침'을 제정 선포한 데 이어 2003년 '영업가족용 윤리 가이드'를 만들었다. 또 윤리경영 실행력 강화를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윤리준법 사이트' 프로그램을 개발해 윤리준법 교육,모니터링,내부 고발,내부 통제 등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이 부임한 2004년 4월부터 회사 전반에 걸친 잘못된 관행과 제도 등을 타파하는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먼저 경쟁이 치열한 영업 부문에서 '정도를 지킬 것'을 PA(영업조직)들에 주문하고 있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거나 허위로 가공하는 계약은 기본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일절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한때 경쟁사 대비 실적이 부진한 결과도 초래됐다. 하지만 김 사장은 "대납·허위 가공 계약의 경우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 실적 감소는 감수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임직원과 영업조직에 알리며 영업 현장의 변화를 끌어냈다. 2005년 8월엔 업무별 직책별로 구체화된 윤리강령 실천 지침인 '셀프 윤리 가이드'를 만들었다. 이는 업무 프로세스에 따른 윤리적 통제 포인트를 실무 담당자가 직접 작성한 것이 특징이며 직원들 스스로가 본인의 업무 행동에 윤리적 어긋남이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항목들은 본점,영업,보상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약 9000개에 달한다. 이 같은 윤리가이드 시행과 시스템화 덕분에 2005년 중 비윤리적 행위로 인사 조치나 징계를 받은 직원이 2004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고 동부화재는 설명했다. ◆'차별화된 업계 2위 회사 되겠다' 1962년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당시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로 출범한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분야에서 상품과 보상 서비스를 앞서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때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994 회계연도부터 2004년까지 11년 연속 흑자를 냈다. 3월로 마감될 2005 회계연도 결산에서도 1300억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사장은 "손보사에 대한 평가는 단순히 매출 규모만 아니라 수익,회사 가치 등 여러 측면의 경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2005년 4월부터 2006년 1월까지의 손보사 경영 성과를 따져 보면 동부화재가 2위권 회사 간 경쟁에서 차별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으며 업계 2위를 확고하게 굳혀가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자체 분석이다. 보험사가 실제 위험을 담보하는 크기인 보유 보험료의 경우 2조5813억원으로 업계 2위,당기순이익은 1114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라 있으며 회사 가치를 보여주는 수정 ROE(자기자본이익률),ROA(총자산이익률)는 각각 19.4%와 3.0%를 기록해 업계 1위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이같이 높은 경영 효율에 바탕을 둔 내실 경영을 2006년에도 지속,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보험 부문의 경우 보험료를 수지상등 원칙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과도한 외형 경쟁을 자제,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수익기반 확충을 위해 장기보험 판매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6년엔 14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론 2010년 EVA(경제적부가가치) 1222억원,고객만족도 1위,지급여력 비율 315.0%,세전 실질이익률 7.1%,시장점유율 17.0%,1인당 생산성 21억7000만원을 달성해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