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의 현대차그룹 수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재록 씨 로비 의혹과 별도의 현대차그룹 글로비스의 비자금을 포착해 별개 수사로 진행할 계획이며 김재록 씨 로비의혹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성태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먼저 검찰이 현대차그룹 비자금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죠? 기자-1> 네. 28일까지 현대차그룹 수사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그룹 전반의 비자금을 조성할 계획은 없다, 김재록 씨 로비의혹이 수사의 본류이고 김 씨의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비자금이 나와 그 부분만 수사할 것이다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검찰의 브리핑에서 대검 중수부의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현대차그룹에서 압수한 자료를 보다가 김재록 씨와 별개의 비자금 단서를 포착했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김재록 씨 로비 의혹 수사가 수사의 본류고 현대차가 그 한가지였다면 이번에는 김재록 씨 로비의혹이라는 하나의 나무에 현대차 비자금이라는 또 하나의 나무가 더해졌습니다. 앵커-2> 그러면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겁니까? 기자-2> 검찰은 우선 현대차그룹 전체의 비자금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일을 너무 크게 벌리는 것이어서 수사할 여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단서로 새로 수사를 한다는 점을 보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미 지난 26일 현대차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총괄본부를 압수수색했기 때문에 많은 자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 기아차 관련한 로비 의혹이 나온다면 수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검찰은 부인은 하지 않고 ‘가정’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7일에는 현대차그룹 핵심인 기획총괄본부의 채양기 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는데요. 채 사장의 소환사실로만 봐도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3> 지금 수사의 핵심이 되고 있는 글로비스가 사실 정의선 사장이 대주주로 현대차그룹 후계구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기업인데요. 그래서 이번 수사가 후계구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많은데요? 기자-3> 검찰은 우선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수사할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사실 글로비스는 설립 4년만에 매출이 10배가 늘어나는 등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시민단체에서도 많은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상으로는 불법이 아니어서 어쩔수 없다는 것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입장이었습니다. 현재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돼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계열사 몰아주기’ 자체로는 불법이 아니어서 검찰 수사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압수된 자료 가운데 후계구도 관련된 범죄혐의가 나올 경우 이 부분으로도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4> 현대차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해 과연 무엇을 로비했느냐가 관심의 초점인데요. 양재동 본사건물 증축 인허가 관련 로비가 핵심입니까? 기자-4> 아직 정확한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처음부터 양재동 현대차 본사건물의 증축 인허가와 관련돼 로비혐의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현대차가 김재록 씨에게 수십억원을 준 것이 건물 증축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견해입니다. 검찰에서도 다른 부분은 다 모른다, 수사중이라 밝힐 수 없다. 또 검찰총장, 중수부장, 중수부 1과장, 그리고 수사기획관 정도만 아는 극비의 보안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하면서 건물 증축 로비건은 쉽게 확인해주는 것으로 봐서는 건물 증축 인허가 로비는 여러 혐의중 가장 정도가 낮은 것일 수 있습니다. 앵커-5> 예상되는 다른 혐의는 뭐가 있습니까? 기자-5> 우선 검찰이 M&A 관련된 의혹도 있다고 밝힌 만큼 현대차그룹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했던 M&A가 로비 대상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8년 기아차 인수를 시작으로 2001년에는 다이너스티 카드를 인수하면서 금융업에 기반을 닦았고 2004년에는 한보철강을 인수해 일관제철소의 꿈을 키웠습니다. 또 지난해는 현대오토넷을 인수해서 자동차 전장부품을 확고히 했습니다.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벌인 사업도 의혹 대상입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 인허가, 그리고 신생 건설업체인 엠코가 건설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벌였던 일, 또 검찰이 확인한대로 양재동 본사 건물 증축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염려하는 것은 후계구도 관련인데요. 검찰에서는 선을 긋고 있지만 이 부분에서 로비 의혹이 있다면 현대차그룹은 타격이 클 전망입니다. 앵커-6> 현대차그룹 표정은 어떻습니까? 기자-6> 상당히 당황한 기색입니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26일 압수수색을 몰랐던 것도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고요. 수사가 확대되는 것도 부담입니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대처하지 못한 임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환율 하락으로 비상경영까지 선포하고 나선 현대차그룹이 검찰의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크게 당황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당초 현대차의 체코 공장 건설을 이번주에 크게 발표하려다 유럽 현지법인의 발표로 축소했고 30일 기업설명회를 크게 열려던 현대오토넷도 행사 규모를 축소해 이번 사태로 그룹이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로서 자리를 잡느냐 마느냐 하는 중요한 시기로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춰왔는데 환율 하락에 검찰 수사라는 대내외 악재로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앵커-7> 검찰이 다른 대기업들도 수사할 방침을 밝히면서 재계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기자-7> 네. 검찰이 김재록 씨 로비 의혹에 연루된 기업들이 몇 개 더있다. 현대차 정도 크기는 아니지만 몇 개가 더있고 현대차그룹 수사가 진행된 뒤에 수사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주로 김재록 씨에게 컨설팅을 맡겼던 기업이거나 김재록 씨와 연관된 M&A가 있었던 기업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시중에서는 그간 M&A가 있었던 H 기업, D 기업, S 기업, K 기업 등의 리스트가 나돌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컨설팅이나 M&A 과정에서 김재록 씨가 개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 혐의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수사의 칼날이 자신의 기업으로 향할 것인지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앵커-8> 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