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부분 합법화 첫날인 27일 보조금 관련 문의가 급증한 가운데 보조금을 활용, 기기변경으로 휴대전화를 새로 장만한 가입자가 대폭 늘었지만 번호는 그대로 둔 채 서비스 회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은 감소했다. 특히 일부 대리점에서 약관에 정한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외에 유통 마진을 활용, 불법적인 보조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등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시 감시체제를 가동, 시장 과열을 엄단하겠다는 통신위원회의 선언이 새로운 이동통신 시장 환경 속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거둘지 주목된다. ◇기기변경은 '늘고' 번호이동은 '줄고' 이동통신 3사는 대부분 합법적인 보조금 수혜자로 볼 수 있는 기기변경을 통해 전날 휴대전화를 교체한 가입자가 보조금 부분 합법화 이전보다 적게는 20%에서 4-5배까지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SK텔레콤[017670]의 기기변경 가입자는 총 3만956명으로 평소 대비 4~5배 증가했다. 이에 비해 번호이동으로 타사로 전환 가입한 가입자는 5천140명으로 평소의 60% 수준으로 줄었으며 번호이동을 통해 SKT로 전환 가입해 온 경우는 4천310명으로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규가입자도 1만1천400명으로 평소의 60~70%선에 그쳤다. KTF[032390]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5천800명으로 평소보다 3배 정도 증가했다. 반면 신규 가입하거나 번호이동으로 새로 가입한 가입자는 각각 3천800명과 5천700명으로 평소보다 10% 감소했다. LG텔레콤[032640]도 1천84건의 기기변경이 이뤄져 평소 800~900건 보다 20~30%가량 증가했다. 번호이동(4천772명)을 포함한 신규 가입자는 7천181명으로 7천~7천500명 수준인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보조금 문의 쇄도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액수나 보조금 혜택 여부를 묻는 가입자들의 문의도 쇄도했다. 전날 SKT 고객센터에 걸려온 전화는 모두 48만건으로 평소보다 8%정도 늘었으며 이 중 9만건은 보조금 관련 문의 전화인 것으로 파악됐다. KTF도 홈페이지 상담건수 역시 5천400건으로 최근보다 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조금 금액을 묻는 상담이 3천500건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LGT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평소보다 5%정도 많은 7만5천여통의 고객문의 전화가 걸려왔으며 이 중 상당수가 보조금 문의 전화였다고 전했다. ◇합.불법 보조금 혼재..시장과열 조짐 전날 이동통신 시장에는 최저 5만원에서 최고 21만원을 받을 수 있는 합법 보조금과 10만~30만원의 불법 보조금이 동시 등장했다. KTF 일부 대리점의 불법 보조금 수준은 010 신규 가입자의 경우 20~25만원, 번호이동은 25만~28만원, 기기변경은 8만~16만원대였으며 KV5900, V8400, S3900, B2300 등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이 집중적으로 제공됐다. SKT 일부 대리점에서도 합법 보조금 외에 대리점에 지급되는 유통 마진이나 제조사 리베이트 등을 활용, 10만~15만원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 LGT 일부 대리점은 휴대전화 통화료에서 자동 차감되는 약정 할인제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이를 불법 보조금으로 둔갑시켜 가입자들에게 '최고 60만원 보조금 지급'이라는 게시물을 내걸며 고객들을 유혹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과열돼 합.불법 보조금이 혼재할 경우 합법 보조금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면서 "새로운 보조금 법 시행 초기에 사업자와 규제당국의 시장안정화 의지가 적극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