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가 손님들을 무료로 입장시킨 26일 인파가 몰리면서 35명이 부상을 당하고 미아가 속출했으며 잠실역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근처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무료개장 행사를 앞두고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차례 경고했으나 회사측은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사태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입장 2시간 전에 이미 아수라장 = 롯데월드 입구와 잠실역 등에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3시간만인 오전 7시께에는 무려 5만여 명의 관람객이 입장을 기다리면서 이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사측은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인파가 몰리자 질서유지에 나섰으나 오전 7시20분께 롯데월드와 잠실전철역을 연결하는 지하에서 확성기를 통한 안전요원의 말이 잘못 전달돼 첫 사고가 났다. 안전요원이 앞에 서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에게 앉으라고 했으나 뒤편에서는 이를 이제 입장하라는 뜻으로 오해해 일시에 밀어붙이면서 7명이 넘어져 중경상을 입었던 것. 이후 롯데월드 쪽으로 앞다퉈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바닥에 넘어지고 출입구 유리창이 깨져 골절 등 중경상을 입는 환자가 속출해 초등학생 등 35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의경 400여 명을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서면서 비로소 사태가 수습됐다. 롯데월드측은 개장 10분만인 오전 9시 40분께 입장객이 3만5천명을 넘어서자 입장을 중단시키고 대기중이던 손님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으나 오후 2시 현재 손님 5천여명이 이용권 지급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아이 2명과 함께 놀러왔다는 이정선(33ㆍ여ㆍ주부)씨는 "오전 6시 50분에 집을 나서서 오전 9시에 도착해 정문에서 기다렸는데 입장조차 못 했다"며 롯데월드 고객상담실과 상황실에 항의하면서 차비 환불을 요구했다. ◇ 안전사고 대비 없었다 = 롯데월드측은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측에 지원 요청 등은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길종 롯데월드 마케팅이사는 "유관기관과 협조하고 동선에 따라 안전요원 210명을 배치하는 등 충분히 대비했으나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롯데월드를 관할하는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롯데월드측은 경찰력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리면 안전사고가 우려되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공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 행사 취소ㆍ향후 대책 = 사고가 나자 롯데월드측은 31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무료개장 행사를 27일 이후 전면 취소키로 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당초 고객들에게 약속했던 무료개장을 다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지는 논의가 끝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는 이달 6일 발생한 놀이기구 안전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뜻에서 무료 개장 행사를 마련했었다. 한편 롯데월드는 이날 오전 이미 입장한 관람객 3만5천여명에게는 정상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워낙 입장객이 많아 여러 시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으며 매점과 식당 등도 만원 상태다. 또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곳곳에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고 있으며 미아를 찾는 구내방송이 잇따르고 있어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다. 초등학생인 아들과 친구 18명을 데려 온 조병철(40ㆍ서울 금천구)씨는 "개장 1시간 30분 전부터 기다려서 간신히 들어오긴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위험할 것 같아 4시간 동안 놀이기구 1∼2개씩만 타고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장하나 기자 solatido@yna.co.kr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