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남보다 앞선 기업이 되려면 축적된 사내 기술정보를 공유화해야 한다.


그래야 전문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서 사내 기술정보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 △노하우 △시스템 등 지식 자산을 말한다.


이런 지식 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무형 자산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무형 자산이라고 값어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형 자산보다 갈수록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


이 무형 자산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인적 자산이다.


인적 자산이란 직원들의 창의력과 능력을 뜻한다.


둘째는 기술적 자산이다.


이는 특허 개발기술 데이터베이스 기업노하우 등을 의미한다.


셋째는 고객 자산이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평판 이미지 등을 말한다.


이 세 가지 자산을 잘 활용하는 활동이 바로 기술정보 공유경영이다.


미국의 농기구 제조업체인 케이스는 각각 다른 나라에 있는 지사들과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경영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시퀀트컴퓨터는 시퀀트기업전자도서관(SCEL)을 만들어 사내정보를 공유했다.


호프만라노시는 사내에 축적된 기술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공유하자 신제품 개발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스웨덴의 ABB도 사내정보를 공유하자 모든 프로젝트 추진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놀라운 효과를 얻었다.


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제록스의 프린트엔진 개발 부서는 축적된 경험과 기술정보를 함께 보유해 효율성을 높였다.


설계 계획 등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설계 변경 내역 △문제 발생 원인 △해결방법 등을 공유토록 해 앞으로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크라이슬러는 신차 개발에 관한 기술정보 매뉴얼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내 다양한 부서에서 갖고 있던 엔지니어링 정보와 노하우 중에서 최고의 것을 공유해 중복 노력을 축소하고 기술정보를 재사용해 신차 개발기간을 줄였다.


이 밖에 텔리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사내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경영을 추진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기술정보 공유경영은 연구개발을 촉진시켜 특허를 창출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기술정보 공유경영은 특허경영으로 이어진다.


올 들어 삼성전자가 특허전담 최고책임자인 CPO(Chief Patent Officer) 체제를 본격 가동한 것도 기술정보 공유를 통해 특허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올 들어 조직개편에서 기술총괄 산하에 특허전담 최고책임자인 부사장급의 CPO를 임명했다.


지난해엔 연구개발(R&D)투자와 기술 및 특허인력 확대를 골자로 하는 '기술중시 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CPO의 신설은 △특허 전문기업 출현 △기업 간 전략적 제휴확대 △특허 분쟁 규모의 대형화 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CPO는 특허전략 수립과 실행,전문인력 양성,특허품질 제고 등 지식경영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대기업의 이 같은 특허경영은 중소기업에도 불을 붙였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들이 어느정도 특허 등 지식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했다.


이 지표엔 총 10개의 지식자산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특허 등 지식재산권 보유 정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 △종업원 연간 교육비 △종업원 만족도 △초고속 인터넷 도입 △종업원의 정보활용 능력 △고객관리시스템 보유 △마케팅 전략 △최고경영자의 지식경영 인지도 △경영컨설팅 수용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이 같은 지식자산을 가졌다 하더라도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기술정보 공유를 위해선 무엇보다 지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기술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는 적어도 5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허위기술정보는 구별해야 한다.


둘째 수집된 기술정보를 체계화해야 한다.


셋째 기술정보의 중요도를 평가해야 한다.


넷째 놓친 기술정보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 자료를 분석해 나타난 결과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


기업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데이터베이스화해 항상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여건을 감안,한국경제신문사는 그동안 축적된 정보와 지식을 함께 활용해 우수기업으로 도약한 업체들을 '기술정보공유 전문화 중소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